유럽메세나 트위디長 “기업의 예술지원은 자선 아닌 투자”

  • 입력 2006년 2월 15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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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에서 볼 때 한국의 이미지는 삼성으로 대표되는 기업 국가 이미지가 강했습니다. 동양 문화의 이미지라고 하면 한국보다는 일본 중국 캄보디아 베트남 라오스를 더 찾았지요. 그러나 5년 만에 다시 찾아보니 한국의 문화 정체성이 강해진 걸 느낄 수 있습니다. 한국은 서구가 아시아에 다가서는 ‘게이트웨이(gateway)’ 역할을 할 수 있을 겁니다.”

영국의 대표적 메세나 단체인 ‘아츠 앤드 비즈니스(Arts & Business)’의 사무총장이자 유럽 기업메세나총회 회장을 맡고 있는 콜린 트위디(사진) 회장이 15일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대강당에서 열리는 심포지엄 ‘기업과 문화예술 교류의 뉴 패러다임’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14일 기자간담회에서 트위디 회장은 “기업의 예술 지원은 이제 기부나 자선이 아니라 투자의 개념으로 바뀌고 있다”며 “예술가를 기업 조직 내에 영입해 직원들의 창의력을 도모하고 근무 환경을 개선하는 등 ‘스폰서십’을 넘어 ‘파트너십’의 상호 윈윈 관계로 바뀌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법률회사가 변호사들에게 ‘말’의 아름다움을 상기시켜 줄 시인을 모셔 오고, 합병된 회사에서 직원 간의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사내 재즈 연주회, 연극 창작 무대를 여는 등 예술가가 기업 현장에 참여해 창조성을 나누는 사례가 계속 늘고 있다고 소개했다.

올해 창립 30주년이 된 ‘아츠 앤드 비즈니스’는 500여 개 기업과 1000여 개 예술단체를 회원으로 거느리고 있는 영국에서 가장 오래된 메세나 단체다. 그는 “흔히들 ‘A(아트)+B(비즈니스)=C’라는 말을 자주 하는데, 여기서 C는 창조성(Creativity), 문화(Culture), 지역사회(Community) 등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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