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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통령들의 핑크빛 속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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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통령들의 핑크빛 속삭임

입력 2006-02-15 03:03수정 2009-09-30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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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건 전 대통령 부부

세계 최고 권력자인 미국 대통령. 그러나 그들도 자신이 사랑하는 여성 앞에서는 보통 남자와 다를 바 없다. “당신을 만진다는 건 내게 신성모독이나 마찬가지요.” 강력한 리더십의 모델로 알려진 제26대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이지만, 그가 결혼 5일 전 약혼자인 앨리스 리 여사에게 보낸 편지는 이런 구절로 넘쳐났다. ‘숭배’라는 표현도 썼다. 이성적인 설득력을 갖춘 것으로 유명한 제36대 린든 존슨 대통령. 그러나 그가 상원의원 시절 부인 버드 여사에게 보낸 편지는 사뭇 열정적이다. “오늘 아침 나는 야망에 불타고 힘이 넘치는 듯하오. 그대와 광적인 사랑에 빠져들고 싶소.”

의회사 연구가인 제라드 가월트 씨가 최근 펴낸 ‘내 사랑 대통령: 대통령과 부인의 편지’라는 책에는 이같이 낯간지러운 미국 대통령들의 연애편지 내용이 실려 있다. 의회 도서관, 대통령 도서관에 보관된 대통령 23명의 편지 184통과 전보 5000통을 분석한 이 책이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화제를 모으고 있다고 AP통신이 13일 보도했다. 대부분 대통령이 되기 전의 분홍빛 편지들이다.

제40대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할리우드 배우 출신답게 부인 낸시 여사에게 자극적이고도 화끈한 편지를 보냈다.

“당신을 만져야겠어, 그렇지 않으면 폭발해 버릴 것 같아….”

대통령과 부인 사이에 오간 편지에는 달콤한 내용만 실린 것이 아니다. 다른 여성과의 염문을 구구절절 해명하는 편지도 상당수에 이른다.

제2차 세계대전의 영웅인 제34대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여성 운전사와 바람이 났다는 소문이 돌자 부인 매미 여사에게 “나는 그녀에게 아무런 감정이 없어요. 앞으로도 그럴 거고”라며 극구 부인하는 편지를 보냈다.

제32대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과 부인 엘리노어 여사 간에 오간 편지는 사무적인 내용들로 가득해 마치 업무 메모 같았다는 것. 루스벨트 대통령과 여비서의 15년간 지속된 염문으로 부부관계가 식을 대로 식었기 때문이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아버지인 부시 대통령은 푸근한 인상의 부인 바버라 여사에게 언론이 보는 앞에서 좀 더 로맨틱한 분위기를 연출해 달라고 부탁하는 편지를 보냈다.

존슨 전 대통령 부부

“나의 스위티 파이, 카메라가 돌아가면 좀 더 나에게 가까이 붙어 서서 친밀한 애정표시를 해보는 것이 어떨까. 나도 그윽한 눈빛을 짓고, 당신 허리를 손으로 감싸는 연습을 하고 있다오.”

이 책의 저자인 가월트 씨는 “하지만 대통령과 부인 간의 편지를 보면 정치가의 성공에 부인의 역할이 절대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면서 “성공한 대통령 뒤에는 굳은 의지를 가진 부인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워싱턴=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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