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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묻은 하루’ 박박 씻어 보실래요?…창작뮤지컬 ‘빨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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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묻은 하루’ 박박 씻어 보실래요?…창작뮤지컬 ‘빨래’

입력 2006-02-15 03:03수정 2009-09-30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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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 파임커뮤니케이션

○ 4월 23일까지 대학로 상명아트홀

“난 빨래를 하면서/얼룩 같은 어제를 지우고/먼지 같은 오늘을 털어 내고/주름진 내일을 다려요/잘 다려진 내일을 걸치고 오늘을 살아요∼”

노래 가사만큼이나 개운하고 깔끔한 창작 뮤지컬 ‘빨래’가 대학로에 다시 선보인다. ‘빨래’는 지난해 4월 초연 당시 국립극장 별오름 극장에서 단기간(2주일) 무대에 올려진 바람에 대중적으로 주목받지는 못했던 작품. 하지만 ‘숨은 보석’ 같은 이 작품을 일찌감치 알아본 뮤지컬 마니아와 뮤지컬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공연 기간 동안 “빨리 ‘빨래’를 보라”는 말이 나돌았던 수작이다.

○ 슬픔과 억울함은 짜버릴 것

초연 때 탄탄한 드라마에 비해 노래는 8곡에 불과해 뮤지컬로서는 아쉬움을 남겼던 점이 보완돼 4곡이 새롭게 추가됐다.

이 작품의 미덕은 창작 뮤지컬의 소재와 주제를 넓혔다는 것. 일상 노동의 상징 같은 ‘빨래’를 제목으로 내세운 것에서 알 수 있듯 고단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뮤지컬이다. 화려한 볼거리가 없어도, 드라마틱한 ‘인생 역전’이 없어도, 운명 같은 선남선녀의 사랑 이야기가 없어도, 충분히 재미있고 따뜻할 수 있음을 이 뮤지컬은 보여 준다.

○ 인생도 바람에 맡기는 거야

보증금 200(만 원)에 월세 15(만 원)인 달동네 자취방. “서울 살이 오 년, 여덟 번째인지 아홉 번째인지 모르는 직장, 연애는 두 번. 차인 게 한 번, 심하게 차인 게 한 번. 사랑하다 남은 건 쓰다 남은 콘돔뿐”이라고 노래하는 27세 서점 직원 ‘나영’이 여주인공이다.

빨래를 하러 올라간 옥상에서 나영은 이주 노동자인 몽골 청년 솔롱고를 만난다. 여기에 장애인 딸을 둔 주인집 할머니까지 너나 할 것 없이 고단한 이웃들이 등장하지만 시종 밝고 따뜻하다.

○ 내마음의 온도는 언제나 따뜻

슬프다고, 힘들다고 주저앉아 넋두리하는 것조차 사치로 느끼는 사람들은 안다, 빨래와 같은 ‘일상의 힘’이 얼마나 큰 지. 슬픔도 억울함도 빨래와 함께 박박 씻겨 나간다. 삶이 마음대로 되지 않아 힘들어 하는 나영에게 주인집 할머니는 “힘들 땐 빨래를 해보라”고 권한다.

“빨래가 바람에 제 몸을 맡기는 것처럼/인생도 바람에 맡기는 거야/시간이 흘러흘러 빨래가 마르는 것처럼/슬픈 니 눈물도 마를 거야.” 뮤지컬 ‘빨래’의 힘은, 곧 ‘일상의 힘’이다.

○ 구겨진 꿈은 깨끗이 다림질

30대 초반의 젊은 여성 연출가 추민주는 7년 전 자신이 살았던 서울 성동구 자양동 노륜산 시장 근처 동네와 그곳에서 만난 얼굴빛 검은 이주 노동자 총각을 떠올리며 이 작품을 만들었다. 추 연출가를 비롯해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이 만든 극단 ‘명랑씨어터 수박’의 작품. 2005년 한국뮤지컬대상 작사/극본 부문 수상작. 4월 23일까지. 대학로 상명아트홀 1관. 화∼금 8시, 토 일 공휴일 3시 7시. 1만8000∼2만 원. 02-762-9190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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