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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심 지키며 젊은 감각 더할것”…‘창작과 비평’ 창간40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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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심 지키며 젊은 감각 더할것”…‘창작과 비평’ 창간40주년

입력 2006-02-15 03:03수정 2009-09-30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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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창작과비평’(이하 창비)이 창간 40주년을 맞았다. ‘창조와 저항의 자세를 가다듬는 거점’(백영서 주간의 표현) 역할을 맡아온 이 문예지의 마흔 번째 생일을 맞아 14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창비는 1966년 1월 15일 창간됐다. 창간 주역이었던 문학평론가 백낙청(68·서울대 명예교수) 씨가 쓴 창간호 권두논문 ‘새로운 창작과 비평의 자세’는 순수-참여 문학논쟁의 기폭제가 됐다. 1974년에는 출판사 창작과비평사가 설립돼 신경림 시집 ‘농무’, 김지하 시선집 ‘타는 목마름으로’, 황석영 소설집 ‘객지’ 등 ‘민족문학’을 표방한 작품들이 나왔다. 1970, 80년대 독재정권에 맞서 비판과 저항 담론을 담아낸 창비는 1980년 신군부에 의해 강제 폐간됐다가 1988년 복간됐다. 계간지로서는 드물게 많은 발행부수(1만5000부)와 정기구독 회원 수(9000∼1만 명)를 확보한, 현대사와 함께해 온 잡지로 평가받는다.

간담회에서 백낙청 씨는 “창비의 역사는 특정인에게 국한된 게 아니라 한국사회의 노력의 산물”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주간이 된 연세대 백영서(53·사학) 교수는 창간 초기 치열한 운동성을 회복하는 게 목표라면서 “운동성을 회복한다는 말은 ‘제도 밖에서 뛰겠다’는 게 아니라 제도 안팎을 연결해 나간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고민도 나왔다. “최근 독자에게서 ‘창비로 인해 세계관이 바뀌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 독자가 ‘그런데 우리 딸은 창비를 읽지 않는다, 딸이 읽는 창비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하더라. 오랜 독자와 자식들이 함께 읽는 잡지를 만드는 게 숙제다.” 백 주간의 얘기다. 창비 고유의 날선 정신을 벼리면서 21세기 감각을 갖추는 게 창비에 던져진 도전장이라는 것이다.

창간 40주년 기념 장편공모 결과에도 그런 고민이 담겨 있다. 결과는 ‘당선작 없음’이었다. 심사를 맡았던 평론가 진정석(43) 씨는 “창비에 응모하려면 응당 사회 문제를 다뤄야 한다고 생각해서인지 거개가 그런 작품이었다. 그렇지만 지금 시대에 맞게 세련되게 풀어내는 문학적 형상화의 수준은 부족했다”고 전했다. 40주년 기념인 만큼 당선작을 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지만, 작품성이 모자라는 소설을 기념작으로 내놓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모아졌다고 한다. 독자가 요구하는 새로움을 의식했으나 기대에 부응하는 글의 부재로 고심했다는 얘기다.

이 자리에선 신임 편집위원 이장욱(38) 씨도 주목을 받았다. 이 씨는 이른바 ‘창비표 글쓰기’와는 다른 성향을 보여 온 시인이다. 이 씨는 “나의 글쓰기가 (기존 창비의 이미지와는) 이질적이라는 것을 안다”면서도 “낯섦이 새로운 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 합류했다”고 말했다.

22일 오후 6시 30분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창간 40주년 축하모임이 열린다. 백낙청 씨는 “창비는 우리 사회의 현안과 논쟁에 대응해 왔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라고 말했다. 1966년 28세의 젊은 비평가 백낙청 씨가 날카로운 시대정신을 갖고 창간한 이 잡지가 초심을 지키면서 어떤 새로운 감각과 문제의식을 선보일지 기대된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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