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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박원재]안팎서 질타받는 日내각 역사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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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박원재]안팎서 질타받는 日내각 역사인식

입력 2006-02-15 03:03수정 2009-10-08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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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는 “나의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에 반대하는 나라는 아시아에서 한국과 중국밖에 없다”고 강변해 왔다.

이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태평양전쟁의 피해자인 말레이시아와 필리핀 같은 나라도 야스쿠니 참배에 비판적이다. 일본과의 관계를 생각해 대놓고 따지지 않을 뿐이다.

그는 또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야스쿠니 참배를 비판한 일은 한번도 없다”며 “미국은 내 참배의 진의를 이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말도 사실이 아니다. 로버트 졸릭 미 국무부 부장관은 지난달 말 일본 자민당 간부들과 만나 “역사 문제가 (동아시아 정세에서) 마이너스로 작용하는 일은 피하고 싶다는 게 미국의 기본 입장”이라고 했다.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의 당사자이면서도 동맹인 일본을 배려해 동아시아 3국의 역사분쟁과 거리를 둬 왔다. 하지만 진실은 하나일 수밖에 없다.

뉴욕타임스(NYT)가 13일 사설에서 역사 망언을 거듭하는 아소 다로(麻生太郞) 외상을 향해 “정직하지도, 현명하지도 않다(neither honesty nor wise)”고 꾸짖은 것도 그 때문이다. 야스쿠니 참배는 미국이 역성을 들어준다고 해결될 문제도 아니고, 외교적 다툼의 문제도 아니고, 역사적 진실의 문제라는 질타였다.

아소 외상의 ‘망언 시리즈’가 한두 번이 아닌 탓도 있겠지만, 일본 언론이 그를 향해 “정직하지 못하다”고 하는 걸 본 적이 없다. 아소 외상은 ‘정직하지 못하다’는 NYT의 지적을 어떻게 생각할까.

“읽어 보지 않아서 뭐라고 말할 수 없다. 일본 신문도 읽지 않는데….” 아소 외상은 이어 “비판은 자유니까 일일이 코멘트하지 않겠다”며 무시하는 태도를 취했다. 하긴 그는 평소에도 “나는 신문을 읽지 않는다”고 당당하게 선언하고, “만화로 시대정신을 호흡한다”며 승용차 뒷좌석에 만화책을 싣고 다니는 인물이다.

그는 아마 NYT 사설의 이런 구절도 모를 것이다. “누구나 자기네 역사라면 어떤 것이라도 무조건 자랑스러워하고 싶은 법이다. 그러나 정직한 사람들은 그게 불가능하다는 것을 안다. 현명한 사람들은 오히려 고통스러운 진실에서 깨달음을 구한다.”

박원재 도쿄 특파원 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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