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증시 “무르익는 실적장세… 업종 대표주 선점하라”

  • 입력 2006년 2월 15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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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증시는 수십 년 동안 비정상적이었다. 2005년은 증시가 달라진 혁명적인 한 해였다. 하지만 혁명은 이제 끝났다. 지난해와 같은 투자전략을 쓰면 올해 큰코다칠 것이다.”

한 펀드매니저는 최근 이렇게 말했다.

증시가 조정의 늪에 빠졌다. 코스피지수가 1,300∼1,400 선을 맴돌며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수뿐 아니라 증시의 성격도 달라지고 있다.

지난해 줄기차게 주식을 샀던 기관투자가는 최근 주식 매수를 주저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천정부지로 치솟았던 중소형주는 올해 들어 오히려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증시에 대해 여전히 낙관적인 전망을 유지하면서도 지난해와는 다른 새로운 투자전략을 세울 것을 권한다.

○ 지난해와 달라졌으나 여전히 낙관적

역사적으로 증시의 대세 상승 초기에는 유동성 장세가, 중후반기에는 실적 장세가 전개되는 일이 많았다.

먼저 돈의 힘으로 주가가 한 번 힘차게 오른다. 그 뒤 경제가 좋아지고 기업 실적이 되살아나면서 주가가 추가로 오르는 것. 그리고 경기가 활황을 보이며 국가 경제가 들뜰 때부터 주가는 서서히 꺾이기 시작했다.

지난해 증시가 급등 장세를 보였는데도 수많은 전문가가 여전히 올해 증시를 낙관적으로 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난해 활황은 아직 대세 상승의 초기 단계, 즉 유동성 장세였고 아직 경기와 실적이 뒷받침된 실적 장세가 남아 있다는 것.

실제로 지난해 주가가 오른 종목은 대부분 실적이 개선된 기업이 아니었다. 오랫동안 저평가됐던 소외주 주가가 넘치는 돈의 힘을 바탕으로 크게 올랐다.

이 때문에 실적보다 배당을 많이 하는 기업, 자산이 풍부한 중소형주가 급등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를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중소형주는 최근 금리와 환율 변화에 맥을 못 추고 급락하고 있다. 중소기업일수록 환율과 금리 변화에 민감해 실적이 나빠질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기 때문.

○ 몇몇 대형 주도주가 시장 이끈다

유동성 장세에 적합한 투자 방법이 있고 실적 장세에 맞는 투자 방법이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철저히 실적 장세에 맞는 투자 기법을 써야 한다고 조언한다.

우선 지난해까지 유행했던 저평가 중소형주 투자는 올해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기 어렵다. 지난해 중소형주 주가가 크게 올라 지금은 저평가돼 있는 주식이 많지 않다. 아직도 저평가된 중소형주가 있다면 그 기업은 주가가 오를 수 없는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 기업일 가능성이 높다.

또 중소형주에 많은 테마주 위주의 투자도 별 재미를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반면 환율이나 금리 변동에 대한 헤지(위험 회피)가 잘 돼 있고 실적이 좋아지는 추세가 뚜렷한 대형주는 전망이 밝다는 분석이다.

삼성증권 오현석 연구위원은 “최근 증시가 주춤한 것은 유동성 장세에서 실적 장세로 시장 성격이 바뀌면서 생긴 과도기적 혼란”이라며 “앞으로는 실적이 개선되는 몇몇 주도 종목이 시장을 이끄는 장세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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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배 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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