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이사람/구필화가 박정 씨, 교육부 ‘우수인재상’

  • 입력 2006년 2월 14일 06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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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선수의 꿈은 사라졌지만 그림 공부는 더 열심히 하고 싶습니다.”

붓을 입에 물고 그림을 그리는 구필(口筆) 화가 박정(朴政·32·대구대 회화과) 씨가 교육인적자원부의 ‘21세기를 이끌 우수인재상’ 예술체육특기자 부문에 선정됐다.

박 씨는 14일 시상식 이후 다른 수상자와 함께 금강산 체험연수를 할 예정이다.

그는 축구로 유명한 서울 경신고에서 선수로 뛰던 중 2학년 때인 1991년 수영장에서 목을 다치면서 얼굴을 제외한 몸이 마비됐다.

축구장 대신 화폭을 선택한 그는 2002년 대구대에 진학해 입 안이 허는 고통 속에서도 최근까지 50여 차례의 작품활동을 했다.

지난해는 금강미술대전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성적도 우수해 재학 중 계속 장학금을 받았다.

박 씨가 장애를 이겨내고 화가로 일어서기 까지는 부인 임선숙(林善淑·41) 씨의 내조가 큰 힘이 됐다.

임 씨는 “졸업 후 충남 당진에 구한 화실에서 그림을 계속 그릴 계획”이라며 “기회가 되면 외국에 나가 그림공부를 더 하고 싶다”고 말했다.

대학 측은 박 씨 부부가 편하게 학교생활을 하도록 교수 아파트를 4년 동안 무료로 사용하도록 했다.

금강산을 함께 여행하게 된 부부는 “금강산을 여행할 수 있어 추억에 남는 졸업 여행이 될 것 같다”며 “아름다운 금강산을 스케치했다가 그림으로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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