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나는 리니지 가입한 적 없는데…”대규모 주민번호 도용

  • 입력 2006년 2월 14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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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온라인게임 ‘리니지’와 ‘리니지2’에 누군가 자신의 이름으로 몰래 등록했다는 신고가 잇따라 사상 최대 명의 도용 사태로 번질 조짐이다.

중국어와 비슷하게 시작하는 ID가 많아 지난해 말 중국에서 유포된 것으로 추정되는 해킹프로그램에 의해 국내 한 포털 사이트 회원의 ID와 패스워드 등이 유출된 사건과 관련됐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리니지 게임을 운영하는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13일 “리니지 게임에 가입하지 않았는데도 내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로 리니지와 리니지2에 계정이 개설됐다는 신고가 폭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날 접수된 신고 건수는 1200여 건”이라며 “계속 접수되고 있어 신고 건수는 훨씬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엔씨소프트 측은 회원 유치 및 온라인 이벤트 대행 전문업체가 온라인 무료 경품행사를 벌이다 해커에게 뚫리면서 응모한 사람의 개인정보가 대거 도용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게임업계는 공식 신고건수가 그 정도면 전체 명의 도용 사례는 적어도 수만∼수십만 건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리니지 게임의 가입은 무료지만 게임을 하려면 돈을 내야 한다. 유료 서비스는 본인 확인 절차를 거치게 돼 있어 명의 도용 사실이 드러나게 된다.

하지만 해커가 기존의 피해자가 쓰던 사이트에 접속해 게임머니 등 사이버 재산을 빼내면 금전적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현재 리니지 이용자는 200만 명, 리니지2 이용자는 100만 명으로 추정된다. 이날 엔씨소프트의 고객센터는 밀려드는 신고로 업무가 한때 사실상 마비됐다. 엔씨소프트는 당초 신고자에게 팩스로 신분증 사본을 받아 계정을 해지했지만 신고가 폭주하자 전화 접수만으로도 해지해 주고 있다.

다른 게임업체들도 자사(自社) 사이트에 유사한 피해가 있을 것으로 보고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김재영 기자 jaykim@donga.com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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