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밸런타인데이는 혼전순결 서약의 날”

  • 입력 2006년 2월 14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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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런타인데이를 ‘순결의 날(Day of Purity)’로.

14일 미국 학교엔 ‘혼전 순결’ 서약을 상징하는 흰색 옷을 입고 흰색 팔찌를 한 학생들이 눈에 띄고 구내 곳곳엔 순결 문구가 나붙을 전망이다.

최근 몇 년간 이어진 미국 사회의 보수화 흐름, 특히 공화당 집권 이후 연방정부가 금욕교육에 자금 지원을 시작하면서 밸런타인데이를 순결 지키기 운동 확산의 계기로 삼자는 움직임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고 LA타임스가 13일 보도했다.

한 법률회사가 3년 전 시작한 ‘순결의 날’ 운동은 전국 200여 개 학교와 800여 개 청소년 조직이 참여할 계획. 참여 학생들은 ‘나는 하나님과 나 자신, 가족, 친구 그리고 장래의 짝과 아이들에게 이날부터 결혼할 때까지 금욕할 것을 약속한다’는 순결서약문에 서명하고 학교 구내에 포스터를 붙인다.

이와 별도로 전국 학교에선 각종 교회와 보수단체가 후원하는 순결서약 집회가 열리며 수십 개 인터넷 사이트에선 순결서약이 새겨진 반지와 열쇠고리, 펜던트, 시계까지 팔리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순결운동의 확산에도 불구하고 ‘실상’은 많이 다르다고 신문은 전했다.

‘청소년건강저널’ 조사에 따르면 10대 순결서약자들은 대체로 첫 성경험이 다른 10대에 비해 늦어지긴 하지만 오럴섹스나 항문섹스 경험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병 감염률은 다른 10대와 거의 같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철희 기자 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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