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高유가 탈출’ 비행…미주노선 단축항로 개발 등

  • 입력 2006년 2월 14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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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꾼’들에게는 귀가 번쩍 뜨일 뉴스다.

인천∼라스베이거스 직항 비행기가 생길 전망이다. 지금은 ‘카지노의 도시’인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가려면 로스앤젤레스로 가 미국 국내선을 따로 타거나 자동차 또는 버스를 이용해야 한다.

이종희(사진) 대한항공 사장은 13일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라스베이거스 노선 신규 취항을 추진하고 있다”며 “하반기부터 운항을 계획 중이며 주 3회 정도가 될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사실 ‘대한항공이 도박의 도시로 간다’는 오해를 살까 걱정이지만 라스베이거스는 세계적인 모터쇼와 전자쇼가 많이 열리는 도시”라며 “비즈니스맨들의 수요를 감안하면 시장성은 밝다”고 덧붙였다.

현재 국내에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국적기’뿐만 아니라 미국 항공사들도 라스베이거스 직항노선이 없다.

이 사장은 “지난해 대한항공의 수입 7조3000억 원 가운데 2조 원이 기름값으로 나갔다”며 고(高)유가를 이겨내기 위한 나름의 방안도 제시했다.

우선 ‘절약형’ 비행기 도입. 대한항공은 13억 달러를 들여 2009년부터 단계적으로 보잉787 ‘드림라이너’ 비행기를 10대 들여오기로 했다. 기존의 알루미늄과 쇠가 아니라 복합소재로 동체를 만든 이 비행기는 무게가 30%가량 줄어 기름값을 아낄 수 있다.

비행시간이 짧은 새로운 항로도 개발하고 있다. 이 사장은 “미주 노선의 경우 앵커리지를 통과하는 기존 노선보다 북극 항로를 이용하면 30분 정도 시간이 단축된다”고 설명했다.

2, 3년 안에 한국과 중국의 항공 자유화(오픈 스카이)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도 내놓았다.

그는 “중국에서 한국으로 오는 승객이 한 해에 70만 명인 반면, 국내에서 중국으로 가는 국내 승객은 340만 명이나 된다”며 “그쪽(중국 정부)에서 훨씬 더 적극적”이라고 말했다.

항공 자유화는 운항편수 제한 없이 어느 도시나 다 취항할 수 있는 제도로 현재 미국만 이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 사장은 “지난해 화물 수송 세계 1위, 여객 수송 15위였다”며 “2010년까지 여객 수송을 10위 안으로 끌어올리겠다”고 했다.

그는 파업이 이뤄지지 않도록 필수공익사업장 지정 필요성도 역설했다.

“한 해에 비행기를 이용하는 승객이 국내 노선은 1100만 명, 해외 노선은 1000만 명입니다. 지하철과 버스처럼 대중교통이나 다름없죠. 대한항공이 서 버리면 한국 화물 수송의 60∼70%가 중단되는 겁니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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