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속에 행복과 고통있듯… 초콜릿도 두 얼굴

  • 입력 2006년 2월 13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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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안에서 사르르∼. 달콤하고 매력적인 초콜릿. 비만 고지혈증 충치의 원인이 될 수 있지만 심혈관 및 노화 방지에 좋은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AP 연합뉴스
입 안에서 사르르∼. 달콤하고 매력적인 초콜릿. 비만 고지혈증 충치의 원인이 될 수 있지만 심혈관 및 노화 방지에 좋은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AP 연합뉴스
《밸런타인데이가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초콜릿을 파는 제과점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초콜릿은 대체로 카카오파우더 22%, 설탕 26%, 카카오버터 38%, 우유 14% 정도의 비율로 배합돼 있다. 제품에 따라 이들 함량이 다소 바뀌게 된다.

숙명여대 식품영양학과 한영실 교수는 “설탕과 우유가 많이 들어갈수록 카카오의 쓴 맛이 부드러워지지만 뱃살은 그만큼 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초콜릿은 다이어트에 금기 식품으로 꼽히곤 한다. 하지만 초콜릿 중 칼로리가 높은 성분은 당분이 아닌 지방으로 이는 초콜릿 구성 성분의 20%에 불과하다.

가톨릭대 의대 강남성모병원 김세홍 교수는 “식사 전 초콜릿과 같은 유분이 많은 식품을 먹으면 포만감 때문에 식사량이 줄어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 이런 점이 좋아요

당뇨병 환자가 갑자기 저혈당에 빠졌을 때 초콜릿을 먹으면 몸에 빠르게 흡수돼 저혈당 증상을 막을 수 있다. 초콜릿은 흡수 속도가 빠른 단당류가 많아 혈당을 급격하게 올리기 때문이다.

물론 당뇨병 환자가 치료를 제대로 하지 않은 상태에서 초콜릿을 먹으면 혈당이 조절되지 않아 당뇨병에 따른 신부전증 망막변성증 등 부작용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초콜릿 성분 중 하나인 플라보노이드는 항산화 효과를 가지고 있어 노화 방지에 좋다. 또 혈소판이 뭉쳐 생기는 혈전을 막아 주는 등 혈관 기능을 개선시켜 줘 심혈관계를 보호하는 효과도 있다.

그러나 김 교수는 “현재 시판 중인 초콜릿에는 주 원료인 카카오보다 전지분유와 같은 지방 성분이 훨씬 많아 인체에 해로운 경우가 상당수”라며 “건강을 생각한다면 설탕과 지방이 적은 다크 초콜릿을 먹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한편 초콜릿엔 같은 양의 녹차나 포도주에 있는 것보다 훨씬 많은 양의 항산화제인 ‘폴리페놀’이 들어 있다. 그러나 함유량이 적기 때문에 ‘초콜릿을 먹으면 노화가 지연된다’는 말은 무리가 있다.

최근엔 초콜릿이 심혈관 예방뿐만 아니라 소화운동을 증가시킨다는 결과도 속속 나오고 있다.

○ 다이어트에는 조심하세요

밀크 초콜릿은 대체로 칼로리가 높다. 50g당 200Cal 밥 3분의 2 공기 정도의 양이다. 흔히 보는 초콜릿바는 300Cal나 된다.

삼성서울병원 조영연 영양파트장은 “초콜릿은 고열량 식품이기 때문에 비만 지방간에 위험 요인이 된다”며 “당뇨병 지방간 고혈압 환자는 오히려 피해야 할 식품”이라고 말했다.

또 초콜릿은 박테리아가 치아에 달라붙는 것을 도와주고 침에 의한 산의 중화작용을 감소시킨다. 산은 치아를 부식시키기 때문에 충치의 주된 요인이다.

충치의 발생 정도는 당분의 함량과 잔류 시간에 따라 영향을 받기 때문에 초콜릿을 먹은 즉시 양치질을 하는 것이 좋다.

초콜릿은 지방함량뿐만 아니라 혈중 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키는 포화지방산의 함량 또한 높은 편이다. 이 때문에 고지혈증의 예방 및 치료를 위해서는 삼가야 할 음식이다.

이뿐 아니다. 초콜릿에는 카페인 성분이 들어 있기 때문에 간질성 방광염, 과민성대장증후군, 불안장애, 편두통, 역류성 식도염의 증세를 악화시킬 수 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18세기 유럽선 최음제로… ‘사랑의 묘약’ 성분 밝혀져▼

영화 ‘초콜렛’을 보면 보수적인 신앙심에 가득 찬 프랑스의 작은 마을 주민들이 초콜릿 때문에 사랑과 정열에 빠지게 하는 장면들이 나온다.

영화에서처럼 정열의 묘약으로 비치는 것은 과장이지만 초콜릿에는 확실히 사람들의 감정을 고양시키는 물질이 들어 있다.

18세기 유럽에서 초콜릿은 최음제로 알려져 국가적으로 금지되었던 기호품이기도 하다. 이는 초콜릿의 주 성분인 카카오 열매엔 카페인, 페닐에틸아민 등 다양한 중추신경 흥분물질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우울한 기분과 피로를 일시적으로 회복해 준다.

페닐에틸아민은 사랑에 빠졌을 때 분비되는 화학물질과 동일하다. 이 물질은 몸의 에너지 수위를 높이고 심장박동을 올려서 살짝 꿈꾸는 듯한 행복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그러나 실연에 빠졌을 때는 그 생성이 중지된다. 따라서 연인끼리 초콜릿을 선물하는 관습은 이 때문에 관련이 깊다.

또 근육과 신경계에 자극을 줘 신진대사와 기분 및 욕구를 상승시킨다. 따라서 ‘초콜릿이 섹스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어느 정도 근거가 있는 말이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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