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Design]블루베어가 헬로키티를 삼켰다?

  • 입력 2006년 2월 13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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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문구회사 모닝 글로리는 해외 수출 시장에서 디자인 경쟁력의 가치를 체득했다. 이 회사가 개발한 ‘블루베어’는 일본의 ‘헬로 키티’에 맞서며 해외 시장을 넓혀나가고 있다. 생활환경기업 청풍은 생활 기기에 대한 인테리어 감각을 요구하는 소비자의 트렌드 변화를 제품 개발과 디자인에 반영해 경쟁력을 키운 기업이다.

○일본의 ‘헬로키티’에 맞선 ‘블루베어’

문구회사 모닝글로리는 캐릭터 디자인으로 세계 시장 진출에 성공한 케이스. 회사는 1981년 설립됐지만 자체 디자인연구소는 1996년에 설립됐다.

1994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해외 숍 1호점을 열었지만 당시 미국의 캐릭터 문구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일본의 ‘헬로키티’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2년 뒤 이 회사는 자체 개발한 캐릭터 ‘블루베어’로 승부수를 띄웠다.

그에 대한 국내외 반응은 ‘폭발적’. 뉴욕의 한 일간지는 ‘블루베어가 헬로키티를 잡아먹다’는 기사를 보도하기도 했다. 블루베어 캐릭터는 1999년 제1회 대한민국 디자인 대상 디자인 경영 우수상과 2000년 문화관광부 주최 ‘베스트 캐릭터 10’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를 계기로 불과 4년여 만에 해외 매장을 100여 개로 늘릴 수 있었다.

디자인연구소에도 지속적인 인력과 자본을 투자하고 있다. 전체 직원의 20%인 30여 명이 디자이너다. 이 회사는 2000년 이래 5년 연속 한국능률협회 주관 브랜드파워 문구 부문 종합 1위, 한국대학신문 선정 상품 선호도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출시한 신개념 크레파스는 한국디자인진흥원 주관 우수산업디자인상을, 명함첩은 벤처디자인상을 받았다.

○청풍, 소비자 생각을 담는다

생활환경기업 청풍의 공기청정기 모델은 실내 인테리어로도 손색이 없다. 기존 흑백 컬러에서 벗어나 파스텔톤, 메탈, 우드 느낌이 나는 색상을 도입했다. 이 제품은 철저하게 소비자의 요구를 반영한 것이다.

설문조사 결과 소비자들은 가전제품도 실내 인테리어의 하나로 인식하고 있었고, 청풍은 이 콘셉트를 공기청정기에 반영한 것이다.

청풍은 기술연구소 안에 디자인 전문팀을 두고 있다. 제품 기술 개발과 디자인, 마케팅까지 일관된 제품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한 전략이다.

가습기 겸용 공기청정기도 소비자의 요구에 주목해 태어난 히트작. 그러나 공기청정기 등 가전제품에 치명적 손상을 입히는 ‘습기’를 생성하는 기기를 한 몸통에 담는다는 아이디어를 실현하기란 불가능에 가까웠다.

좀처럼 방법을 찾지 못하던 디자인팀은 중국집의 ‘짬짜면’ 그릇(가운데를 칸으로 막아 짬뽕과 자장면을 한꺼번에 담는 용기)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여기서 두 부품 사이에 얇은 판을 넣어 앞 뒤로 분출기가 달린 가습기 겸용 공기청정기가 나왔다.

최윤정 대표는 “디자인 경쟁력은 소비자가 생각하는 것을 ‘갖게’ 해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영 기자 ja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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