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독립 행보’… 中겨냥 도청기지 美와 함께 건설

  • 입력 2006년 2월 13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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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만과 미국이 공동으로 도청 기지를 건설하는 등 급속히 군사동맹의 길로 가고 있다고 홍콩의 시사주간지 야저우(亞洲)주간 최신호가 보도했다.

이는 대만의 독립 행보와 더불어 중국과 대만의 양안(兩岸) 관계를 더욱 긴장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이 잡지는 ‘대만독립 군사화 위기’ 제목의 19일자 머리기사에서 대만과 미국이 몽골에 도청 기지를 건설하고 대만군의 지휘 체계를 미군 방식에 맞게 바꾸는 등 양국이 군사동맹 초입 단계에 진입했다고 보도했다.

이 잡지에 따르면 양국의 군사협력은 대만의 군사훈련에 미군 고문단이 참여하는 등 ‘준군사동맹’ 단계를 넘어 ‘수이루자오룽(水乳交融)’ 단계라는 것. 수이루자오룽이란 물과 젖처럼 잘 융화한다는 뜻의 한자성어.

양국의 군사협력은 1996년 초 중국이 독립을 주장하는 천수이볜(陳水扁) 총통 후보를 낙선시키기 위해 무력시위에 나선 이후부터 강화되기 시작했다.

이 사건 직후 대만은 육해공군의 지휘 통신 관리 정보 체계를 모조리 미군에 맞게 바꿨다. 유사시 미군이 쉽게 개입할 수 있도록 지휘 인프라를 구축한 것.

2003년 6월엔 중국군에 대한 정보수집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몽골에 도청 기지를 건설했다. ‘허우먼(後門) 계획’이라는 암호로 극비리에 건설된 이 기지는 중국 북부 전 지역을 도청할 수 있다.

대만은 또 미국의 지원을 받아 1996년부터 10년간 양밍(陽明) 산 도청기지의 정보수집 능력을 10배로 강화했다.

무기 체계의 미국화와 함께 합작훈련도 추진되고 있다.

대만은 올해 8월 미국에서 키드 구축함 2척을 인도받을 예정이다. 패트리엇 미사일과 키드 구축함 도입으로 대만의 무기체계는 사실상 미군의 복사판이 됐다. 또 150km 안팎의 중거리 미사일 발사가 가능해져 중국 본토에 대한 위협이 한층 강화됐다.

다음 달로 예정된 연례 최대 군사훈련인 한광(漢光)연습에서는 처음으로 미국의 군사고문단이 직접 참여하며 미군 태평양사령부와 연결해 전자정보전을 실시한다.

이 잡지는 “대만과 미국의 군사협력 강화는 미군의 태평양군사전략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심장하다”며 “미국은 이미 떼려야 뗄 수 없는 대만의 ‘그림자 부대’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종대 기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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