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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이대로 둘 것인가]선진국도 개혁 때놓쳐 ‘홍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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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이대로 둘 것인가]선진국도 개혁 때놓쳐 ‘홍역’

입력 2006-02-13 03:08수정 2009-10-08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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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도 연금제도의 개혁을 시도한 경우 예외 없이 정권이 교체되면서 연금제도는 어느 나라 정부도 쉽게 손대려 하지 않는 난제로 꼽히고 있다.

전문가들은 “연금 개혁을 하고 난 뒤 정권을 유지한 적은 없으며 전 정권의 희생을 바탕으로 다음 정권에서야 개혁을 추진했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적게 내고 많이 받는 수혜자 중심의 고성장 다출산 시대에 만들어진 제도를 일시에 뜯어 고치는 개혁은 대부분 국민의 강력한 저항을 받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독일 등 선진국들은 선거 때마다 연금정책이 선거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국민연금제도 이대로 좋은가

유럽에서는 이탈리아가 연금 개혁에 실패한 대표적인 국가로 손꼽힌다. 1919년부터 연금제도를 도입한 이탈리아는 1970년대 이후 기금의 고갈 문제가 꾸준히 제기됐으나 정치권에서는 국민에게 더 많은 희생을 강요하지 않았다.

결국 연금 지급을 위해 국가 재정이 한꺼번에 투입되면서 1992년 외환위기를 맞았고 급기야 유럽연합(EU) 통화권에서 축출됐다.

그러나 아직도 연금 적자가 매년 400억 달러로 국내총생산(GDP)의 15.7%를 차지할 정도로 이탈리아의 연금 개혁은 미완성 상태에 놓여 있다. 특히 이탈리아는 1994년 중도우파정부가 ‘많이 내고 적게 받는’ 형태로 연금제도의 근본적인 개혁을 추진했다가 노조의 강력한 반대에 부닥쳐 정권을 내놓기도 했다.

여야 합의로 연금 개혁을 이뤄 낸 독일과 스웨덴도 진통을 겪기는 마찬가지였다.

독일은 급여 수준의 하향 조정, 지급 개시 연령의 상향 조정 등을 주요 내용으로 1992년 연금 개혁을 단행했다. 그러나 독일통일에 대한 비용 부담 가중과 경기 침체에 따른 실업률 상승 등으로 연금재정은 더욱 어려워졌다.

노조의 지지로 정권을 창출한 게르하르트 슈뢰더 사민당 정권은 여야 합의를 전제로 2000, 2001, 2004년 등 3차례에 걸쳐 급여를 축소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고쳤다. 하지만 지난해 슈뢰더 총리는 연금 개혁에 대한 지지층의 이탈로 정권을 내놓아야 했다.

스웨덴도 급여 축소에 대한 불만으로 집권당이 총선에서 참패(1991, 94년)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결국 1985년 시작된 스웨덴의 연금 개혁은 모든 정파가 참여한 정당 간 합의를 통해 14년 만인 1998년에야 완성됐다.

일본도 2년 전 연금개혁방안을 놓고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했다. 여당은 연금제도 일원화문제를 앞으로 5년 내에 결론짓고, 향후 급여 수준 50% 이하로 하락할 경우 개혁 재검토를 약속한다는 조건을 내걸고 제도 개혁을 밀어붙였다.

프랑스도 마찬가지다.

1987년부터 연금 개혁의 필요성이 제기됐으나 정치권은 표를 의식해 손을 놓고 있었다. 알랭 쥐페 총리 내각은 1995년 공공부문 연금 개혁을 추진했으나 노조의 반대에 부닥쳐 실각하고 말았다.

볼리비아를 비롯한 남미 각국도 연금제도 개혁안을 놓고 정권의 운명이 뒤바뀌는가 하면 인기 정책이 계속되면서 국가재정만 나빠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KDI “재정고갈 막으려면 보험료율 20~40% 올려야”

국민연금발전위원회는 2003년 6월 재정추계보고서에서 2047년 기금이 모두 고갈될 것으로 내다봤다.

출산율 저하 속도가 빨라지면 2030년경 기금이 고갈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는 ‘덜 내고 더 받는 구조’ 때문이다. 65세부터 평균소득의 60%를 연금으로 받으려면 평균소득의 19.97%를 보험료로 내야 하지만 현재 9%만 내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기금이 고갈되는 그해 1년 동안, 183조 원의 준비금이 있어야 연금을 지급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기금이 고갈되는 그해뿐 아니다. 그 다음 연도부터 정부는 매년 수백조 원의 돈을 마련해야 연금을 지급할 수 있다.

정부를 믿고 보험료를 내왔던 수천만 명이 연금을 받지 못하는 사태가 빚어질 수도 있다. 이를 막으려면 정부는 부족한 기금을 국고나 보험료를 올려 메워야 한다.

KDI는 기금 고갈 사태를 막으려면 장기적으로 보험료율을 20∼40%로 올려야 할 것으로 추산했다.

재정 고갈 문제는 국민연금제도를 불신하는 가장 큰 원인이다.

정부는 꾸준히 보험료를 높이고 수급액을 낮출 작정이다. 정부안대로 해도 기금 고갈 시기를 30년 정도 연장할 뿐 기금 고갈을 피할 수는 없다.

<특별취재팀>

▽사회부

반병희 차장 bbhe424@donga.com

김광현 기자 kkh@donga.com

이은우 기자 libra@donga.com

▽경제부

정경준 기자 news91@donga.com

▽교육생활부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정원수 기자 need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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