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명상, 의학을 만나다

  • 입력 2006년 2월 11일 06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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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부터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면 더 좋은 정책이 나오지 않을까요.” 한국교육개발원(KEDI)의 박사급 연구원 15명은 최근 연구원에서 ‘명상수련’을 시작했다. 5주 과정의 ‘마음챙김 명상에 근거한 스트레스 완화 프로그램’(MBSR). 의학적 요인을 고려한 점이 일반 명상과 다르다. 참가자는 하루 2시간 강의를 듣고 실습하면서 자신의 마음을 ‘챙기는’ 체험을 한다. 실습은 호흡, 요가, 자신의 생각 들여다보기, 감정과 육체의 감각에 대한 지각, 마음을 챙기는 대화로 이어진다.》

고형일(高炯一·53) 교육개발원장은 “학생이 자신의 삶을 잠시 되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한국사회의 교육열이 높다”며 “연구원이 직접 수련한 뒤 교육과정에 도입하는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프로그램을 맡은 주인공은 영남대 장현갑(張鉉甲·64·심리학) 교수. 그는 8년 전 국내에 처음 도입한 뒤 ‘건강을 위해 마음을 어떻게 챙길 것인가’에 관한 연구를 계속했다.

가톨릭의대 통합의학교실 겸임교수로 그는 영남대에 명상실을 설치하고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실험했다.

8주 과정에 참여한 학생은 대부분 △강박 △예민한 인간관계 △우울 △불안 △적대감 △편집(偏執) △신경증 증세가 눈에 띄게 완화됐다는 것.

장 교수는 “한국을 비롯한 동양은 명상수련의 전통이 서양보다 훨씬 깊은데도 의학과 연계된 연구가 미진하다”며 “명상수련을 과학적 토대 위에서 검증하고 생활에 응용해 건강관리를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KBS는 12일 특별다큐멘터리 ‘마음’에서 이 프로그램을 소개할 예정이다.

1979년 미국 매사추세츠대학 의료원 행동의학과 존 카바트 진 박사가 체계화한 뒤 미국, 영국, 캐나다의 의대 부속병원에 적용했다. 질병의 종류와 관계없이 스트레스를 받는 모든 환자를 대상으로 8주 간 진행하는 행동의학 프로그램. 아침부터 밤까지 모든 일상적 순간에 주의를 집중해서 마음을 ‘깨어’ 있도록 만드는 심신수련 훈련.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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