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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원-장비 기준 갖춘 소방파출소 6대도시에 全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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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원-장비 기준 갖춘 소방파출소 6대도시에 全無

입력 2006-02-11 03:06수정 2009-09-30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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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이 나면 소방파출소 문을 닫고 출동합니다.”

서울 도봉구 방학동 도봉소방파출소의 송문섭(43) 소방교는 하루하루가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화재 진화는 물론 순찰과 화재 예방 활동, 경리 서무 등 행정업무가 모두 그의 몫이다.

이 파출소의 소방관은 모두 15명. 24시간 2교대이기 때문에 소장을 제외하고 7명씩 돌아가며 근무한다. 한 조는 진압요원 3명, 구급대원 2명, 소방펌프자동차 운전사 1명, 구급차 운전사 1명으로 구성돼 있다.

화재 신고가 들어오면 진압요원 한 명만을 남겨놓고 모두 출동하는데 휴가나 교육 등으로 진압요원이 자리를 비우는 경우가 많아 아예 파출소의 문을 걸어 잠그고 출동하는 날이 잦다. 동시에 여러 곳에서 화재가 나기라도 하면 그야말로 속수무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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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소방교는 “몇 년 전 인원이 일시에 6명이나 줄어든 뒤 파출소에서 여러 차례 충원을 요청했지만 소식이 없다”며 “지난해에는 신설된 파출소에서 장비가 부족하다며 우리 파출소에 있던 물탱크차까지 가져가 화재 진화가 더 힘들어졌다”고 털어놨다.

소방서의 인원과 장비가 턱없이 부족하다. 예산을 배정하는 지방자치단체가 당장 생색이 나지 않는 소방행정 지원에 인색하기 때문이다. 그나마 있는 장비도 낡은 것이 많아 화재 진압 능력을 크게 떨어뜨리고 있다.

▽적정 인원, 장비 갖춘 파출소 단 1곳도 없어=소방방재청은 1996년 화재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인력과 장비 기준을 만들었다. 일반 소방파출소는 최소 소방관 27명과 소방차량 4대, 직할 파출소는 65명에 12대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본보 조사 결과 서울 부산 대구 인천 광주 대전 등 6대 도시 288개 소방파출소 가운데 인원과 장비 기준을 모두 충족시키는 파출소는 단 1곳도 없었다. 인원만 놓고 보면 5곳(1.7%), 장비는 18곳(6.3%)만이 이 기준을 충족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각 지역 소방방재본부는 예산을 감안해 기준을 축소해 운영하고 있다. 서울소방본부 관계자는 “일반 소방파출소의 필요 인원 기준을 27명이 아닌 21명으로 낮춰 이 기준이라도 충족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의 한 파출소는 파출소 안에 차고지가 부족해 구급차를 본서에 보관해 두고 출동할 때마다 부른다. 인천의 한 파출소는 소방펌프차량이 단 한 대밖에 없어 화재 신고가 들어오면 항상 인근 파출소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있는 장비도 낡아 제 역할 못해=소방방재청에 따르면 올해 노후 소방차량은 모두 2036대로 전체 소방차량 10대 가운데 3대가 내구연한이 지났다. 방재청은 물탱크차와 펌프차의 경우 10년, 구급차는 6년을 노후 기준으로 삼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선 이 기준조차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서울 중랑소방서 면목소방파출소 관계자는 “내구연한이 10년이 안 되더라도 출동 횟수가 많으면 기동성이 크게 떨어진다”며 “주행거리를 기준으로 교체 시기를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호서대 소방학과 권영진(權寧瑨) 교수는 “화재 대응 능력을 높이려면 소방관과 장비를 확충하고 장비의 성능을 개선하는 한편 소방도로를 정비하고 건물 자재를 불연재로 교체하는 등 다양한 행정기관의 협조가 필요하다”며 “하지만 정부와 지자체가 서로 책임을 미뤄 현재 제대로 된 소방시스템이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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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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