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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왕의 남자’ 개봉 45일만인 오늘 1000만 관객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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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왕의 남자’ 개봉 45일만인 오늘 1000만 관객 돌파

입력 2006-02-11 03:06수정 2009-10-08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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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왕의 남자’(이준익 감독)가 11일 1000만 관객을 돌파한다.

이 영화의 투자 및 배급사인 시네마서비스는 “9일까지 전국 977만8000명의 관객이 관람했다”면서 “관객 추세를 감안하면 11일 밤 1000만 관객 돌파가 확실시된다”고 10일 밝혔다.

이로써 ‘꿈의 숫자’라는 1000만 관객을 넘어서는 대기록을 세운 한국영화는 ‘태극기 휘날리며’(1174만 명) ‘실미도’(1108만 명)에 이어 세 편으로 늘게 됐다. 왕의 남자가 개봉 45일 만인 11일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면 흥행 속도로는 개봉 39일 만에 1000만 명을 넘어선 태극기 휘날리며에는 못 미치지만 58일 만에 넘어선 실미도의 기록보다는 앞선다.

▽흥행 법칙을 깨다=왕의 남자는 ‘쉬리’(1999년)에서부터 촉발돼 실미도, 태극기 휘날리며로 이어지면서 확립된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흥행 필수조건을 깨뜨렸다. 스타 캐스팅, 막대한 제작비 등 화려하고 큰 몸집을 자랑했던 이들 영화와는 달리 배우와 제작비 면에서 소박한 면모를 가진 이 영화의 성공은 ‘영화 자체의 힘’이 시장에서 통한다는 사실을 증명한 점에서 의미가 있다.

주연배우 감우성 정진영은 뛰어난 연기력을 지녔지만 톱스타급은 아니었으며, ‘공길’ 역을 맡은 이준기는 신인이었다. 이준익 감독 역시 일반 관객에겐 ‘무명’이나 다름없는 인물이었다.

왕의 남자의 총제작비는 60억 원(순제작비 41억 원)으로 태극기 휘날리며의 170억 원, 실미도의 110억 원과는 비교도 안 된다. 게다가 500개 이상의 스크린을 잡아 개봉 첫 주에 관객을 ‘왕창’ 쓸어 모으는 ‘와이드 릴리스’ 방식과 달리, 250개의 스크린으로 출발한 왕의 남자는 열띤 반응에 힘입어 스크린이 400개까지 늘어났다.

이 영화는 충무로에서 불문율처럼 전해져 온 ‘동성애 소재나 사극은 흥행이 힘들다’는 ‘필패(必敗) 징크스’도 깨 버렸다. 남자들의 삼각관계를 다루면서도 성적(性的) 욕망이나 소수자의 성적 권리 측면이 아닌 ‘인간적 연민과 위로’의 측면에서 그려 내 한국 관객들에게 자연스럽게 어필했다. 또 우리 역사를 실마리로 해 광대놀이라는 전통문화로 정면 승부를 건 사극영화로 성공한 점도 새롭다.


▽흥행 성공의 원인=여러 연령대에 두루 호소할 수 있는 다양한 이야기의 ‘결’을 가졌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젊은층은 이 영화를 애절한 멜로드라마로 받아들이는 반면, 중장년층은 정치풍자극으로 받아들였다. 절대 권력을 가진 왕을 제멋대로 갖고 노는 광대들의 모습을 통해 보여 준 영화의 현실을 뒤집는 상상력이 상대적 박탈감이 많은 한국 관객들에게 통쾌하게 다가갔다. ‘여장 남자’에 대한 영화란 점이 알려지면서 배우 이준기에 대한 관심이 일찌감치 높아진 것도 영화의 사전 인지도를 높였던 요인.

영화를 여러 차례 본 중복 관객도 많았다. 중복 관람은 마니아들이 온라인상에 결성한 팬 카페(cafe.daum.net/Kingsman)를 통해 불이 붙었다. ‘왕남폐인’이란 이름으로 활동하는 열성 팬들은 영화 내용을 각기 다르게 해석하며 논쟁을 벌이는 등 영화를 재해석하고 재창조하는 적극적인 소비행태를 보이고 있다. 이준익 감독이 쓰고 다니는 중절모는 이 영화를 서른 번 보았다는 왕남폐인이 준 선물. 또 영화를 스무 번이나 본 뒤 관람권들을 찍어 게시판에 올리는 회원도 있다.

▽돈, 돈, 돈=충무로에서는 관객 1명이 관람하면 극장에 떼어 주는 비용을 빼고 약 2700원가량이 투자 배급 제작사에 돌아가는 것으로 본다. 이렇게 계산하면 1000만 명이 관람할 경우 약 270억 원의 수입을 올리는 셈이다. 이 중 60%인 162억 원가량이 왕의 남자를 투자 배급한 시네마서비스로 가고, 나머지 40%인 108억 원은 제작사 몫이다. 이 영화를 공동 제작한 ‘이글픽쳐스’와 ‘씨네월드’는 수입을 절반씩 나누기로 한 사전 계약에 따라 각각 54억 원씩을 가져가게 된다. 씨네월드는 이준익 감독이 대표로 있다. 여기에 비디오나 DVD 등 영화 상영이 끝난 뒤 얻어지는 부가 판권까지 감안하면 투자 배급 제작사에 돌아가는 돈은 100억 원가량이 더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제작사는 제작진과 출연진에 특별 보너스를 지급할 계획이다.

▽해외 진출 가능성=왕의 남자는 5월 열리는 칸 국제영화제 출품을 추진 중이다. 이 영화의 해외 마케팅과 판매를 담당한 CJ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9일 열린 베를린영화제의 필름마켓에서 2회에 걸쳐 왕의 남자를 상영할 예정”이라면서 “조만간 유럽 배급사와 계약을 맺고 공동으로 칸영화제 진출을 밀어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왕의 남자는 한국적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계층 갈등과 권력 풍자, 인간의 애증 관계라는 핵심 요소는 동서양에서 모두 통용되는 ‘글로벌’한 코드라는 점에서 해외 진출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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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재 기자 sj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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