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임명장 수여 "청문회, 정쟁으로 왜곡 변질 아쉬워"

  • 입력 2006년 2월 10일 11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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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신임 김우식 과학부총리등 장관들에게 임명장을 수여후 간담회 장소로 이동하고 있다.석동율기자
노무현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신임 김우식 과학부총리등 장관들에게 임명장을 수여후 간담회 장소로 이동하고 있다.석동율기자
노무현 대통령은 10일 "국회 인사청문회가 공개적인 검증이 이뤄지는 장점이 있었지만, 청문회 과정이 정쟁의 기회로 왜곡되거나 변질되는 현상도 있어 아쉬움도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인사청문회를 거친 김우식 과학기술부총리 내정자 등 5개 부처 장관과 경찰청장 내정자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이같이 언급하고 "앞으로 (인사청문회) 운영에서 좀 더 다듬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노 대통령은 "원래 국회 청문회를 거치자는 제안은 대통령이 한 것"이라며 "청와대 검증 과정이 비공개로 되다보니까 신뢰성에서 문제가 되곤 했기 때문에 검증의 신뢰성과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서 국회 청문회를 제안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청문회에서) 이번에 지적된 사안에 대해서는 앞으로 여러분이 직무 수행 과정에서 잘 수렴하고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잘 하면 좋은 약이 되어 발전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이번 청문 절차를 통해서 얻은 소득이 있다면 지금의 공직자나 장차 공직자가 되려는 사람들이 준법과 자기 관리를 좀 더 엄하게 하는 사회적 문화가 만들어지는 긍정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노무현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후 악수하고 있다.석동율기자

이날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자는 청문경과 보고서가 국회 보건복지위에서 채택되지 않아 노 대통령에게 보고서가 전달되지 않았지만 다른 장관 내정자들과 함께 임명장을 받았다.

유 장관은 임명장은 받은 뒤 보건복지부 청사로 돌아와 오전에 취임식을 가진뒤 오후 1시반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출입기자들과 만날 예정이다.

한편 한나라당은 노 대통령이 예정대로 5개 부처 장관과 경찰청장 내정자를 임명한데 대해 "국민의 뜻에 반한 처사"라며 맹비난했다.

한나라당은 특히 검찰이 이상수 노동부 장관 내정자를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하기로 했다는 한 조간 신문 기사를 거론하며 부적격 문제를 지적하면서 자신들이 '절대 부적격자'로 규정한 김우식 과학기술, 이종석 통일, 유시민 보건복지 장관의 임명 철회를 거듭 요구했다.

이재오 원내대표는 주요 당직자 회의에서 "대통령이 국민과 야당의 목소리를 듣지 않고 일방적으로 내정자들을 임명한다는 것은 청문회의 입법취지 뿐만 아니라 국민 기대에도 맞지 않는다"며 "청와대가 독선과 오만으로 '그들만의 잔치'를 벌여놓고 야당의 정치공세를 운운하는 것은 소도 웃을 일"이라고 비난했다.

이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이 '절대 부적격' 판정을 내린 장관 내정자들은 국무수행에서 야당협조를 구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임명 철회를 재차 요청했다.

그는 이어 "이번에 검증된 후보들에 대한 내용을 종합적으로 정리해 부적격 백서를 발간하겠다"고 밝혔다.

이계진 대변인은 "대통령의 임명 강행은 대다수 국민 뜻에 반하는 일로, 청와대가 직무를 유기했다는 반증"이라며 "역사는 노 대통령을 매우 이상한 대통령으로 기록할 것 같다"고 공격했다.

유시민 장관의 국민연금 미납 의혹 등을 집중 제기했던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전재희 의원은 보도자료를 내고 "미국의 경우 국민연금 성실 납부 여부는 공직 후보자 검증을 위한 필수항목에 포함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그만큼 청와대의 인사검증시스템에 구멍이 뚫려 있다는 증거로, 제3의 기관에 의한 독립적 인사 검증 체계가 확립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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