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현대-기아’ 가속

  • 입력 2006년 2월 10일 04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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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자동차의 글로벌 생산 체제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현대·기아차그룹은 9일 내년까지 인도에 제2공장을 건설해 인도법인의 생산능력을 현재의 2배 이상인 60만 대로 늘린다고 밝혔다.

인도 타밀나두 주 첸나이의 현대차 인도공장을 방문한 정몽구 회장은 이날 현지 임직원들에게 “거대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는 인도 자동차시장의 빠른 성장세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규모를 60만 대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인도 내수시장 공략은 물론 유럽 및 중남미, 중동으로의 수출도 늘리겠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연 생산량 28만 대 규모인 인도 제1공장을 올해 안에 30만 대 규모로 늘리고, 공장 인근에 30만 대 규모의 제2공장을 연내에 착공해 내년 10월 완공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인도 내수시장에서 시장점유율 20%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기아차그룹은 올해 기아차 슬로바키아 공장 준공, 내년 현대차 중국 광저우(廣州) 공장 준공이 예정돼 있으며 2011년까지 현대차 동유럽 공장과 기아차 미국 공장을 추가로 지어 명실상부한 ‘글로벌 생산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또 현대차 중국 베이징(北京) 공장의 생산 능력도 올해 말까지 30만 대에서 60만 대로, 미국 앨라배마 공장은 15만 대에서 30만 대로 각각 늘리기로 했다.

현대·기아차그룹의 해외 생산능력은 작년 말 89만 대에서 2011년 약 300만 대에 이를 전망이다.

현대차 인도 제1공장은 상트로(아토스 프라임)를 비롯해 클릭, 베르나, 아반떼, 쏘나타 등 다양한 모델을 생산하지만 제2공장은 상트로 후속의 소형차 전용 생산기지가 된다. 현지인의 취향에 맞는 제품 생산에 주력하려는 것이다.

기아차는 지난해 중국인이 좋아하는 사양을 채택한 세라토 중국형 모델로 인기를 끌었으며, 슬로바키아 공장에서도 유럽 취향에 맞춘 준중형 세단(프로젝트명 ED)을 개발해 현지 공략에 나선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대·기아자동차그룹 글로벌 생산 거점 및 생산 능력
생산 거점주요 생산 차종(예정 포함)생산 개시2006년 생산 능력2011년 생산 능력
현대차미국(앨라배마)쏘나타, 싼타페2005년30만 대30만 대
중국(베이징)쏘나타, 엘란트라, 투싼2002년30만 대60만 대
중국(광저우)트럭류2007년 -20만 대
인도(첸나이)상트로, 클릭, 베르나1998년30만 대60만 대
터키(이즈미트)베르나, 스타렉스1997년6만 대6만 대
기아차중국(옌청)세라토, 카니발2002년13만 대43만 대
슬로바키아(질리나)ED(유럽형 신차)2006년30만 대30만 대
합 계139만 대249만 대
향후 현대차 동유럽 공장, 기아차 미국 공장 건설 예정. 2011년 약 300만 대 생산 예상. 자료:현대·기아자동차그룹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러시아선 도요타 위에 현대▼

러시아 수입자동차 시장에서 일본 도요타를 제치고 2년 연속 1위를 차지한 현대자동차의 타간로크 공장. 경화물차인 포터를 생산하는 라인의 모습이 보인다. 타간로크=김기현 특파원

러시아의 자동차 보유 대수는 1000명당 250대꼴에 불과하다. 그만큼 성장 잠재력이 크다. 최근에는 호황으로 구매력이 커지며 자동차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러시아 수입차 시장에서 일본 도요타를 제치고 2년 연속 1위를 했다. 2001년 가장 먼저 현지 조립공장을 세워 경쟁력을 높인 덕분이다.

모스크바에서 860km 떨어진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 주 타간로크 시.

인구 30만 명의 이 소도시에 위치한 타간로크자동차공장(타가스)은 러시아에서 현대차의 교두보 역할을 하는 곳이다. 지난해 현대차가 러시아에서 판 8만7000여 대 중 4만5000여 대가 이곳에서 조립 생산됐다.

타가스는 원래 농업용 트랙터와 콤바인을 생산하던 공장이었다. 트랙터 생산설비를 철거하고 자동차 조립생산 라인을 설치했다.

공장 안에 들어서자 깔끔하게 정돈된 현대식 설비가 가득했고 사람들의 움직임도 분주했다. 사회주의 전통 때문인지 여성 근로자가 눈에 많이 띈다.

러시아 곳곳에 자동차공장이 많은데 굳이 트랙터공장을 개조한 데 대해 블라디미르 랴드노프 사장은 “기존 자동차공장은 덩치만 크고 생산성이 떨어져 인수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연 60만 대의 생산 능력을 가진 러시아 최대 자동차 제조회사 압토바스는 직원이 10만 명이나 된다. 반면 12만 대 생산능력을 가진 타가스의 직원은 3500명에 지나지 않는다.

랴드노프 사장은 “러시아 자동차시장은 앞으로 5년 동안 급성장을 계속할 것”이라면서 “과감한 투자로 부동의 1위를 지킬 것”이라고 자신했다. “워낙 잘 팔려 가끔 부품이 모자라는 것이 걱정”이라고도 했다.

타가스 바로 옆에는 계열사인 엘즈가 공장이 있다. 이곳에선 트랙터 공장을 버스 생산 라인으로 개조하고 있었다. 9월까지 설비가 완성되면 대형 버스인 에어로타운과 중형 버스인 카운티 등의 반제품 현지조립생산(CKD)이 시작된다.

현대차는 지난해 6%였던 버스시장 점유율을 2010년까지 15%로 늘릴 계획이다.

모스크바=김기현 특파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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