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영균 KT&G사장 “표대결도 자신” 경영권 논란 일축

  • 입력 2006년 2월 10일 03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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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영균(사진) KT&G 사장이 ‘기업사냥꾼’ 칼 아이칸의 경영권 위협에 대해 정공법으로 응수했다. “시장에 모든 걸 맡기며 우리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서만 힘쓴다”며 상식선에서 대응하겠다는 자세다.

국내 증권전문가들은 KT&G는 투명한 지배구조와 고액 배당 등으로 주주가치 극대화에 힘써온 기업 중의 하나로 평가한다. 이 때문에 곽 사장은 경영권 방어 문제에 대해선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곽 사장은 9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GS타워 아모리스홀에서 열린 기업설명회(IR)에서 아이칸의 주가 부양책 요구를 거부했다.

그는 “자회사인 한국인삼공사는 기업공개보다는 현 상황에서 수익을 더 많이 올리는 것이 회사나 주주에게 도움이 되며 부동산 매각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이어 아이칸의 위협에 대해 “별 문제가 되지 않으며 심각한 상황으로 보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곽 사장은 아이칸 측이 외국인 주주 3명을 사외이사로 추천한 것과 관련해 “우리의 주주가치 제고 노력을 외국인 투자가들이 인정하는 등 신뢰를 보내왔기 때문에 (표 대결을 하더라도) 외국인 주주가 현 경영진을 신뢰할 것으로 믿고 있다”고 낙관했다.

그는 이날 월스트리트저널 아시아판에 보도된 사모(私募)펀드 MBK파트너스의 경영권 인수 논란에 대해서는 “경영권 인수나 협력 제의를 받은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이날 KT&G가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발표를 하자 증권가에서는 ‘매우 긍정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KT&G 주가도 전날보다 1600원(3.04%) 오른 5만4200원으로 마감했다

굿모닝신한증권 김학균 연구위원은 “아이칸이 실제로 경영에 참여할 수 있을지와는 별도로 이번 사건이 주주가치에 대한 중요성을 환기시켜 줬다”며 “KT&G의 기업가치 상승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손동식 주식운용본부장은 “KT&G가 배당을 적게 하거나, 주주 정책에 반하는 행동을 하는 회사가 아니어서 이번 아이칸의 요구에 외국인투자가들은 공감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SK㈜에 투명경영을 요구하면서 경영권 참여를 선언한 ‘소버린 사태’와는 성격이 다르다는 것이다.

한편 김석동 재정경제부 차관보는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KT&G 사태로 재부각된 외국인의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대한 제도적 보완책을 묻는 질문에 “규제를 통한 보호는 맞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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