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논문 조작 수사 막바지

  • 입력 2006년 2월 10일 03시 07분


코멘트
황우석(黃禹錫) 서울대 교수 연구팀의 사이언스 논문 조작 사건의 진실은 무엇일까.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홍만표·洪滿杓 특수3부장)이 본격 수사에 착수한 지 한 달이 지나고 수사가 막바지에 이르면서 사건의 실체가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검찰은 이번 주말이나 다음 주 초 황 교수와 김선종(34) 연구원을 소환해 조사한 뒤 수사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의혹의 핵’ 김선종 연구원=검찰 수사 결과 2005년 사이언스 논문의 근거인 환자맞춤형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는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이 서울대 조사에서 검증되지 않았던 미즈메디병원 줄기세포까지 검증했지만 환자맞춤형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는 발견되지 않았다.

검찰은 2005년 논문의 준비 과정에서 줄기세포 배양을 맡았던 김 연구원이 환자맞춤형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를 배양하지 못했으면서도 만든 것처럼 조작한 e메일 증거와 진술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김 연구원이 줄기세포 배양에 성공해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에 환자맞춤형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를 만든 것처럼 황 교수와 노성일(盧聖一) 미즈메디병원 이사장 등을 모두 속인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검찰은 지난해 1월 9일 서울대 연구실에서 일어난 2∼7번 줄기세포 오염 사고는 김 연구원이 2005년 논문 준비가 본격화되자 이를 저지하기 위해 벌였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조사 중이다.

▽“황 교수, 줄기세포 있다고 믿었으나 논문 조작은 알고 개입”=황 교수가 환자맞춤형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가 배양되지 못했다는 사실을 언제 알았는지도 수사의 중요 포인트다.

논문이 제출된 지난해 3월 15일 이전에 황 교수가 이 사실을 알았다면 논문 조작뿐 아니라 줄기세포의 실체까지도 조작한 것이 되기 때문에 황 교수에 대해 사기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그러나 수사 결과 황 교수는 줄기세포를 자체 검증한 지난해 11월까지 환자맞춤형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가 만들어지지 못했다는 사실을 몰랐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황 교수의 지시로 지난해 3∼8월 서울대 의대에서 줄기세포 상용화를 위한 쥐 실험을 한 점과 지난해 미국 뉴욕의 메모리얼 슬론-케터링 암센터에 2, 3번 줄기세포와 연구비 15만 달러(약 1억5000만 원)를 제공한 사실 등이 이를 뒷받침한다.

그러나 황 교수는 환자맞춤형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가 있다고 믿었더라도 미국 피츠버그대 제럴드 섀튼 교수와 함께 데이터를 부풀려 논문을 작성하는 데 개입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지난해 1∼3월 논문 작성 당시 확립된 줄기세포 수를 2개에서 11개로 늘리는 등 조작을 한 사실이 있기 때문이다.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