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상원 ‘신경가스’ 소동…200여명 긴급대피

  • 입력 2006년 2월 9일 17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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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싱턴의 상원 부속 건물에 설치된 신경가스 탐지 경보기가 8일 저녁(현지시간) 갑자기 작동해 3시간 이상 200여명이 긴급 대피하고 의사당 일대에 비상이 걸리는 소동이 벌어졌다.

의사당 본관 북서쪽에 있는 상원의원들의 사무실 등으로 사용되는 러셀 빌딩의 경보기가 요란하게 울린 것은 이날 오후 6시반경.

의회 경찰은 곧바로 건물에 남아 있던 척 헤이글 상원의원을 비롯한 의원 10여명과 보좌관, 직원 및 방문객 등 200여명을 건물 밖 지하 주차장으로 긴급 대피시켰다.

연방수사국(FBI) 요원과 경찰관들이 소방국의 위험물질처리팀과 함께 즉시 건물에 투입돼 현장조사에 들어갔다. 현장에는 앰뷸런스와 소방차들도 속속 출동했다.

최근 알 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이 미국에 대한 새로운 공격을 경고한 비디오가 공개된 적이 있는 만큼 '실제상황'일 수도 있다는 우려마저 제기됐다.

CNN 등 뉴스 전문 TV들이 현장상황을 생중계하면서 긴장된 분위기가 계속됐다.

특히 창고와 사무실 용도로 사용되며 신경물질 감지기가 설치돼 있는 다락층에 대한 1차 신경가스 탐지 결과 양성반응이 나왔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긴장은 더 고조됐다.

그러나 두 차례에 걸친 추가 정밀조사 결과 아무런 위험 물질이나 가스도 발견되지 않았다. 또 대피중인 사람 가운데 이상 증세를 보이는 사람도 없는 것으로 확인되자 경찰은 오후 9시40분경 주차장에 대피해 있던 사람들을 모두 해산시키고 상황종료를 선언했다.

경보기가 작동한 정확한 원인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언론은 "공기 중의 뭔가"가 감지기를 가동시켰거나 경보기의 오작동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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