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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협-주유소-어민 ‘면세유 복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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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협-주유소-어민 ‘면세유 복마전’

입력 2006-02-09 03:03수정 2009-09-30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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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 유류보다 값이 싼 면세유를 조직적으로 빼돌린 일당이 적발됐다.

충남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충남 서천군의 유류도매업체 A사가 수산업협동조합의 전현직 간부와 짜고 50억 원 상당의 면세유(3만5000드럼)를 불법 유통시킨 혐의를 잡고 수사 중이라고 8일 밝혔다.

면세유는 농어민을 위해 정부가 세금을 면제하는 기름으로 가격이 일반 유류의 절반∼3분의 1 수준이다.

▽수협과 주유소 등 압수수색=경찰은 지난달 9일과 13일 A사와 서천수협 및 25개 주유소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경찰은 A사에서 면세유를 공급받아 일반 유류처럼 팔았다는 진술을 일부 주유소 대표로부터 확보하고 면세유 전표를 팔아넘긴 어민들을 소환하기로 했다.

경찰에 따르면 A사 간부인 B 씨는 2003년 1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수협 간부 C 씨와 공모해 어민들에게 웃돈을 주고 면세유 전표를 사들였다.

경찰은 이 전표로 정유회사에서 면세유를 공급받아 일반 주유소에 판매해 차액을 빼돌린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어민들의 전표 매매 사실이 확인되는 대로 A사와 수협 전현직 간부를 소환하겠다”며 “정유사가 개입했는지도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A사 관리과장으로 배차 업무를 담당한 K 씨에게서 불법 유통 과정을 기록한 서류(판매 및 인수확인서)를 넘겨받았다.

또 B 씨와 수협 간부 C 씨의 집에서 전표를 판매한 것으로 보이는 어민들의 명단을 찾아냈다. K 씨는 “회사의 비리를 알고 고민하던 중 비인간적인 대우에 분개해 경찰에 고발했다”고 말했다.

▽불법 유통 증가세=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어민용 및 해양선박용 면세유 불법 유출은 2000년 29건, 2001년 25건, 2002년 35건이었으나 2003년 475건, 2004년에는 3117건으로 크게 늘었다.

수협에서 면세유 관리를 담당했던 한 관계자는 “휘발유를 사용하는 선외기(1t 안팎의 소형 선박) 어민이 실제 어업을 하지 않고 부정 유출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방조제 공사 등으로 포구에 정박 중인 선박이 많고 수협의 면세유류 출고지시서 발급 창구가 붐비는 이유가 이 때문이라는 것.

그는 “어민, 면세 주유소 업자, 수송업체, 일반 주유소 업자, 수협 임직원이 조직적으로 가담해 이익을 나눠 갖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어민은 출어 경비 가운데 인건비 다음으로 연료비 부담이 커서 면세유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며 “수송업체와 면세유 탱크시설을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면세유::

정부가 농어민을 지원하기 위해 세금을 면제하거나 감면해서 제공하는 휘발유, 경유, 벙커C유. 지금까지는 세금을 면제했지만 2007년부터는 75%를 감면하기로 했다. 어업용 면세유의 경우 수협중앙회가 단위 수협으로부터 수요량을 받은 뒤 해양수산부와 협의해서 배정한다.

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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