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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KBS1 ‘오래된 TV’ 인기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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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KBS1 ‘오래된 TV’ 인기비결

입력 2006-02-09 03:03수정 2009-09-30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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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1 ‘오래된 TV’는 1970, 80년대 문화 코드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이다. 왼쪽부터 가수 남진, ‘불불불조심’이라는 구호를 적어 넣은 성냥통, 코미디언 서영춘. 사진 제공 타임프로덕션

‘선데이 서울’의 표지모델 정소녀를 보며 웃었다. 청계천 시장에서 엄마가 사온 ‘나이스’ 신발을 친구들에게 ‘나이키’라고 벅벅 우겼다. 오락 한 판 할 용돈이 없어 철사로 오락기 동전 투입구를 쑤시다가 주인아저씨에게 쫓겨났다….

매주 월요일 밤 11시 40분, 10대들은 모르는 1970, 80년대 아날로그 문화가 TV화면에 비치면 어른들은 “그땐 그랬지”라고 고개를 끄덕이며 웃는다. “요즘 TV 볼 거 없다”던 중장년층도 미소짓는 그들만의 휴게소, KBS1의 ‘오래된 TV’다.

○ 1970, 80년대 아련한 추억찾기

지난해 10월 31일 첫 방송. 현재까지 15회 방송. 20분짜리 프로그램. 평균 시청률 4∼5% 안팎. 수치상으로는 내세울 것 없는 프로그램일지 모른다. 그러나 같은 시간대 SBS ‘야심만만’, KBS2 ‘폭소 클럽’, MBC ‘안녕, 프란체스카’ 등 오락프로그램이 포진해 있는 점을 감안하면 교양 다큐멘터리로서 선전하는 셈이다.

이 프로그램의 특징은 1970, 80년대 ‘복고’를 상징하는 문화 아이템을 하나씩 재조명하는 것이다. 한국 최초의 섹시 여가수 김추자나 ‘부라보콘’ ‘새우깡’ 등으로 대표됐던 CM송, 코미디의 대부 서영춘 등 연예 아이템부터 대표적인 성인용 주간지 ‘선데이 서울’이나 전자오락실, ‘불불불조심’을 강조했던 성냥통 같은 생활 문화까지 ‘오래된 TV’가 다루는 범위는 넓다. 이 프로그램의 연규완 책임 프로듀서는 “‘영상실록’류의 정치, 사회사 같은 딱딱한 다큐멘터리가 아닌 문화 아이템 하나로 과거를 돌아보는 문화 전문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라며 차별성을 강조했다.

○ 신문기사 통해 재미난 소재 발굴

이 20분짜리 프로그램은 어떻게 제작될까? PD 세 명, 작가 세 명 등 총 6명으로 구성된 제작진이 아이디어를 얻는 유일무이한 통로는 바로 예전 신문 자료. 김지연 작가는 “코미디언 서영춘 편의 경우 1976년 신문에 난 ‘서영춘 닮은꼴 대회’ 행사 기사를 보고 대회 참가자들을 수소문 끝에 찾았다”며 “단신이나 화제 기사 등을 통해 재미난 소재를 발굴한다”고 말했다.

신문 자료를 찾은 다음에는 난이도 높은 취재가 기다리고 있다. 바로 사람 찾기다. 김 작가는 “정확한 자료가 남아있지 않아 동사무소, 주변인 증언 등을 통해 찾는다”며 “설령 찾는다 하더라도 대부분 30∼40년 전 사람들이라 돌아가신 분들이 많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설날 서울역 압사사건 목격자(설날 편), 막걸리통 배달 대회 참가자(막걸리 편) 등은 기획했지만 실존인물을 찾지 못해 결국 방송을 포기했다.

연예인들이 출연을 거부해 프로그램 기획이 뒤집힌 경우도 많다. ‘남진 대 나훈아’ 편에서는 가수 나훈아가, ‘김추자’ 편에서는 김추자가 출연을 거부해 주변인들의 증언 형식으로 구성이 바뀌기도 했다.

‘오래된 TV’에 중장년층 애청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시청자 김택균(26·회사원) 씨는 “‘선데이 서울’이나 오락실, 남진, 나훈아 등 디지털 시대에는 과거의 문화콘텐츠가 새로운 뉴스가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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