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영씨 “佛 장기체류 준비 위해 일시 귀국”

  • 입력 2006년 2월 9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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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4월부터 유럽에 머물던 소설가 황석영(63·사진) 씨가 6일 일시 귀국했다. 황 씨는 “재충전이 필요하다”며 2004년 4월 영국으로 떠나 런던대 객원연구원을 거쳐 올해 1월 초 프랑스 파리로 옮겨갔다.

7일 기자와 만난 황 씨는 “파리에서 2년여 동안 머물 계획”이라면서 “장기 해외 체류를 준비하기 위해 귀국했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 생활을 통해 21세기를 맞은 작가들에게 필요한 것은 ‘세계정신’을 갖는 것임을 절감했다”면서 “세계정신이란 다양하면서도 보편적인 인간의 가치를 세계 속에서 형상화하려는 의식”이라고 덧붙였다.

런던 테러 사건, 파리 폭동 사태 등 유럽에서 일어난 일련의 사건을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었다는 그는 “문제는 타지에서 온 떠돌이 이주자들의 고민에서 비롯된 것이며, 이것이 오늘날 세계의 고민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가 구상 중인 차기작의 모티브와도 맞닿는 얘기다. 황 씨는 떠돌이 ‘바리공주’를 소재로 원고지 700∼800장 분량의 소설을 연말까지 완성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황 씨는 “센 강 미라보 다리가 보이는 작은 아파트를 구했다”면서 “직접 식탁 의자까지 조립해야 하는 유럽 생활이 이제는 익숙해졌다”고 말했다. ‘무기의 그늘’ ‘손님’ 등 프랑스어로 번역된 황 씨의 소설은 현지 언론의 리뷰 대상이 되고 있으며 소설이 재판 인쇄에 들어가는 등 독자들의 반응도 좋다.

황 씨는 3월 초 다시 출국해 라이프치히도서전과 파리도서전에 잇따라 참가할 계획이다. 그는 “세계가 낯선 아시아의 서사에 주목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한다”면서 “한국 작가들의 개인적 체험의 진솔한 형상화가 세계를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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