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銀 조기매각하나” 의혹 눈초리

  • 입력 2006년 2월 9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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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계 펀드 론스타가 외환은행 매각을 서두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매각 주간사회사인 씨티그룹이 외환은행의 정보를 온라인으로 볼 수 있는 ‘온라인 데이터룸’을 설치한 것은 매각을 빨리 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하지만 씨티그룹의 외환은행 담당 임원은 이를 부인했다.

외환은행의 유력한 인수 후보 가운데 하나인 국민은행은 외환은행에 대한 예비실사에 들어갔다.

외환은행 매각 실무작업을 지휘하고 있는 씨티글로벌마켓증권 샤리아 치스티 전무는 8일 본보와 전화 통화에서 “외환은행 매각은 큰 거래”라며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 매각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매각 시점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금융감독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일각의 예상처럼 3월까지 매각하기는 힘들다는 것.

그는 “해외에선 온라인 데이터룸을 통한 실사가 일반화돼 있다”며 “온라인 데이터룸은 외환은행 매각 일정과 아무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데이터룸은 매각 주체가 인수 희망자들에게 자산 현황 등을 살펴볼 수 있도록 마련해 주는 일종의 자료실. 보통 매물로 나온 회사의 건물에 설치된다.

반면 온라인 데이터룸은 인수 희망자에게 패스워드를 준 뒤 온라인으로 각종 데이터를 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외환은행의 매각 주체인 론스타 측이 온라인 데이터룸 운영 방침을 밝히자 국내 은행가에선 “뭔가 석연치 않다. 빨리 팔아치우기 위한 수단 아니냐”는 반응이 나왔다.

치스티 전무는 “한국의 은행들이 ‘변칙적인 방법’이라고 말하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렇게 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일반 데이터룸에선 자료가 훼손되거나 없어질 수 있지만 온라인 데이터룸은 인쇄를 하거나 자료를 저장하기 위해 텍스트를 복사하는 것이 불가능해 보안성이 훨씬 뛰어나다는 것.

외국의 인수 후보가 자료를 보기 위해 한국을 방문하지 않아도 돼 편리하고 형평성에도 맞는다는 설명이다.

외환은행 매각 작업이 본격화하면서 국민은행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국민은행은 외환은행 인수 작업을 위해 7일 본점 각 부서 직원 50여 명을 차출해 전략그룹 부행장 산하의 전략기획부로 파견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본점에서 각 부서 실무자를 소집해 온라인 데이터룸을 이용한 실사 방법을 교육하고 실사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은행은 최근 외환은행 인수를 위해 은행장-수석부행장-본부장-팀장의 보고라인을 만들었다.

금융가에는 국민은행이 60% 이상의 자금을 자체 조달하고 나머지를 국내 연기금 등 투자자로부터 유치한다는 내용이 담긴 출처 불명의 국민은행의 외환은행 인수계획 관련 문건이 나돌고 있다.

홍석민 기자 smhong@donga.com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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