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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재경위 “외환銀 매각과정 검찰수사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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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재경위 “외환銀 매각과정 검찰수사 필요”

입력 2006-02-08 03:11수정 2009-10-08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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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외환은행이 독자생존하지 못하고 론스타에 매각된 것은 ‘의문의 팩스 보고서’ 5장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 보고서는 외환은 행의 어떤 사람이 작성했고, 서명했는지를 전혀 알 수 없다. 당시 정부가 이 정체불명의 보고서를 토대로 외환은행 매각을 결정하는 어이없는 일이 벌어졌다.

도대체 미국계 론스타 펀드의 외환은행 인수 과정에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소속 문서검증반은 7일 ‘미국 론스타 펀드의 외환은행 인수 관련 보고서’를 내놓으면서 검찰 수사 의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문서검증반은 여야 의원 5명으로 구성돼 작년 국정감사에서 밝혀내지 못한 사안을 규명하기 위해 활동해 왔으며 13일 외환은행의 최종 해명을 들을 예정이다.

문서검증반은 보고서에서 외환은행 매각이 비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이뤄져 각종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 핵심 의혹은 의문의 팩스 5장

2003년 7월 21일 외환은행 허모 차장은 금융감독원에 팩스 보고서 5장을 보냈다.

외자 유치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연말까지 부실 자산에 대한 충당금 1조7000억 원을 쌓으면 연말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6.16%로, 충당금을 1조 원 쌓으면 BIS 비율이 9.33%로 떨어진다는 내용이었다.

같은 날 열린 외환은행 이사회에는 연말 BIS 비율 10.0% 달성이 가능하다는 보고서가 올라갔으므로 이 팩스 보고서 내용은 허위였다.

금융감독위원회는 이 팩스 보고서를 토대로 7월 25일 “외환은행은 비관적 상황에서 BIS 비율이 6.16%로 떨어져 부실화될 가능성이 높으니 금융회사가 아닌 투자자도 인수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사실상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를 허가해 준 것.

은행법상 금융회사가 아닌 투자자가 은행을 인수하려면 해당 은행이 부실 금융기관(BIS 비율 8% 미만)으로 지정되거나 부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야 한다.

하지만 외환은행의 운명을 결정한 문제의 팩스 보고서에는 작성자 이름도, 은행장 서명도 없었다.

보고서를 팩스로 보냈던 허 차장은 지난해 8월 병으로 사망했다.

○ 하이닉스는 청산될 회사였나

금감위가 판단 근거로 삼은 부실 자산 충당금 1조7000억 원의 내용을 보면 2003년 말 하이닉스반도체의 주가를 1000원으로 가정해 1000억 원의 충당금을 더 쌓는 것으로 돼 있다.

하지만 하이닉스는 구조조정을 거치며 살아나 그해 6월 말 주가가 이미 5790원으로 올랐고 7월 21일 이사회 회의록에는 주가 상승으로 오히려 1450억∼1920억 원의 특별 이익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돼 있다.

문서검증반에서 활동한 한나라당 최경환(崔炅煥) 의원은 “외환은행의 부실 자산 규모를 늘리기 위해 의도적으로 하이닉스 가치를 낮게 평가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 은행 경영진 보상은 적절했나

론스타의 인수 이후 물러난 이강원(李康源·한국투자공사 사장) 당시 외환은행장은 2003년 11월 4일 외환은행과 매달 월급 2450만 원, 경비 550만 원을 받는 3년간의 경영고문 계약을 했다.

그는 2004년 5월 굿모닝신한증권 사장으로 선임됐으나 나머지 계약 기간의 고문료 7억1050만 원을 3차례에 걸쳐 모두 받았다. 또 론스타 외자 유치를 성사시킨 대가로 7억 원의 성과급을 별도로 받았다.

이달용(李達鏞) 당시 부행장도 이 전 행장과 같은 날 3년간 고문계약을 했으며 2004년 4월 말 퇴직하면서 나머지 기간의 보수 8억7500만 원을 받았다.

두 사람의 계약서에는 중간에 그만두더라도 고문료를 모두 받는 것으로 명시돼 있다.

문서검증반은 “이 돈은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에 협조해 준 대가로 지급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업무상 배임 혐의에 대한 검찰 수사를 요청할 방침이다.

○ 사외이사의 스톡옵션 지급도 의혹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는 2003년 8월 결정됐다. 그 직후인 9월 17일 론스타는 사외이사 7명을 전원 교체했다.

외환은행은 바로 전날 주주총회를 열어 정문수(丁文秀·대통령경제보좌관) 당시 이사회 의장을 비롯해 사외이사들에게 총 12만 주(행사가격 5000원)의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줬다.

스톡옵션의 일부는 행사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없어졌고 작년 9월 말 현재 6만5600주가 남아 있다. 스톡옵션은 올해 9월 17일부터 행사할 수 있어 7일 종가(1만4100원) 기준으로 약 6억 원의 평가이익이 발생했다.

문서검증반은 “스톡옵션의 대가성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외환은행은 “최종보고서를 받지 못한 상태에서 구체적 사안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김두영 기자 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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