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유럽 언론의 마호메트 만평에 맞서 서구사회가 터부시하는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 만평을 싣겠다고 선언했다. 유럽 언론이 주장하는 ‘표현의 자유’의 한계를 시험해보겠다는 것이다.
▽만평에는 만평으로=6일 이란의 최대 일간지 ‘함샤리’는 홀로코스트 풍자 만평을 싣기로 결정했다.
신문은 이날 덴마크 일간지 윌란스포스텐이 마호메트 만평을 공모해 게재한 것과 똑같은 방법으로 홀로코스트를 주제로 한 만평을 전 세계를 대상으로 공모한다는 광고를 게재했다. 우수작 12점에는 금화를 지급할 계획이다.
신문사 측은 “표현의 자유를 앞세워 모욕적인 내용도 신문에 게재할 수 있다고 주장했던 서방 언론이 어떻게 나올지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서방언론은 유대인 비판이나 조롱에는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해 왔다. 반유대주의 출판물이 나오면 해당 국가에 대한 경제 제재를 촉구하기도 했다.
또 이란의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는 7일 “예언자 마호메트를 조롱한 만평의 배후에는 하마스가 팔레스타인 선거에 이긴 데 대해 화가 난 이스라엘의 음모가 깔려 있다”고 주장했다.
하메네이는 이날 이란 공군 연설에서 “서구는 유대인 대학살을 부인하는 것은 허용치 않으면서 이슬람의 신성을 모독하는 것은 허용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지는 폭력=이슬람교도가 80% 이상인 인도 카슈미르 주의 스리나가르에서는 이날 하루 동안 총파업이 선포되는 바람에 도시 기능이 마비됐다. 뉴델리에서는 대학생 수백 명이 덴마크 국기를 불태우고 경찰과 대치한 채 격렬한 항의 시위를 벌였다.
알제리와 소말리아에서도 이날 수백∼수천 명 규모의 항의 시위가 벌어져 사상자가 발생했다. 체첸 정부는 자국 내 덴마크 인권단체의 활동을 금지했으며 방글라데시 정부는 덴마크 정부에 사과를 요청했다.
또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시위대 200∼300명이 이날 서북부 마이마나 시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평화유지군 소속 노르웨이 병사들과 총격전을 벌여 시위대 4명이 숨지는 사태가 발생했다.
송평인 기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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