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종합]동계스포츠 낙후국가 청소년 초청 ‘드림 프로그램’

  • 입력 2006년 2월 8일 03시 11분


코멘트
온 세상이 하얗게 덮인 7일. 아프리카의 소년들은 이날 생전 처음으로 하늘에서 내리는 눈을 보고 눈밭에서 뒹굴었다. 오른쪽부터 말리크, 산드로, 다이안, 에뎀. 평창=연합뉴스
온 세상이 하얗게 덮인 7일. 아프리카의 소년들은 이날 생전 처음으로 하늘에서 내리는 눈을 보고 눈밭에서 뒹굴었다. 오른쪽부터 말리크, 산드로, 다이안, 에뎀. 평창=연합뉴스
소년은 한국에 오기 전까지 하늘에서 내리는 눈을 본 적이 없다. 7일 강원 평창군 용평리조트에서 그는 처음 눈을 보고, 눈 위를 걷고, 스키를 탔다.

여느 아이들과 달리 무척 수줍음을 타던 소년. 마침내 그의 얼굴에 한 가닥 미소가 스쳤다. 눈과 스키가 몹시 신기한 듯했다. 넘어질 때마다 환한 웃음이 피었다.

소년의 이름은 말리크(11). 아프리카 서부 기니 만 연안의 작은 나라 토고에서 왔다. 토고는 2006년 독일 월드컵축구 본선에서 한국과 첫 경기를 갖는 나라.

말리크가 한국 땅을 밟은 것은 ‘드림 프로그램’ 덕분이다. ‘드림 프로그램’은 2014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전에 뛰어든 강원도가 기후 등 자연환경 때문에 동계스포츠가 발전되지 못한 나라의 청소년들을 위해 마련한 행사. 올해로 3회째를 맞는 이번 행사에는 토고와 세네갈, 시리아를 비롯한 30개국 118명이 참가했다.

토고 출신답게 말리크는 고향에서 축구 선수다. 꿈도 브라질 축구 스타 호나우두 같은 선수가 되는 것.

운동선수답게 처음 타는 것 치고는 제법이다. 말리크는 “너무 좋다. 남은 기간에 더욱 열심히 스키를 배우고 싶다”고 말한다.

말리크는 17일까지 스키를 배우고 세계의 청소년들과 교류한다. 8년쯤 후 한국과 토고가 다시 월드컵 본선에서 만난다면 말리크는 그중 한 선수일 수도 있다. 말리크는 그때 한국을 ‘처음 눈을 즐기게 해 준 나라’로 기억할 것이다.

평창=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