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석 인사청문]田의원-李내정자 설전

  • 입력 2006년 2월 7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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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석 통일부 장관 내정자(왼쪽)에 대한 6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은 이 내정자의 과거 저서 등을 제시하며 그가 친북좌파이며, 통일부 장관으로서 부적격하다고 몰아세웠다. 이 내정자가 전 의원의 발언을 심각한 표정으로 듣고 있다. 김동주 기자
이종석 통일부 장관 내정자(왼쪽)에 대한 6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은 이 내정자의 과거 저서 등을 제시하며 그가 친북좌파이며, 통일부 장관으로서 부적격하다고 몰아세웠다. 이 내정자가 전 의원의 발언을 심각한 표정으로 듣고 있다. 김동주 기자
6일 이종석 통일부 장관 내정자에 대한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는 한나라당 전여옥(田麗玉) 의원과 이 내정자 간의 날 선 공방이 벌어졌다.

전 의원은 이날 이 내정자가 1995년에 쓴 ‘현대 북한의 이해’(역사비평사 간)라는 책에서 6·25전쟁에 대해 ‘북한의 대부분 지역이 유엔군에 의해 유린당했다’ ‘북한이 풍전등화의 나락에 빠졌을 때 중공군이 구원했다’고 표현한 부분을 문제 삼았다.

전 의원은 “국어사전을 보면 ‘유린’은 남의 권리나 인격을 짓밟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며 “국군과 유엔군이 이 내정자에게 적군이냐”고 몰아세웠다. ‘중공군의 구원’ 부분에 대해서도 전 의원은 “북한군에 대한 안타까움과 중공군의 개입을 환영하며 대구원(大救援)인 것처럼 썼다”며 “학자로서의 편향성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내정자가 “굉장히 상상력을 많이 발휘하시는데요…”라고 반박하려 했지만, 즉각 “그러면 남이 써 준 것입니까? 당신의 논문에서 나온 것입니다”라는 전 의원의 공격에 말이 잘렸다.

전 의원은 이어 “그런 식으로 불성실하게 답변하면 다른 나라에서는 의회 모독죄로 법무부에 고발당합니다”라고 거듭 몰아쳤다. 이에 이 내정자는 “당시 제가 어떻게 썼는지 기억은 안 납니다만 그렇게 썼다면 단어 선택을 잘못했다”고 한 발 물러섰다. 하지만 이 내정자는 “수천 페이지의 책을 썼는데 그중 한두 단어를 갖고 말씀하시는데…”라며 불쾌한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

이 내정자는 이 책에서 ‘6·25전쟁은 김일성이 민족해방전쟁이라는 명분 아래 남한을 전면공격한 것’이라고 규정했고, 2000년 개정판에서는 ‘북한이 풍전등화의 나락에 빠졌을 때 중공군이 구원했다’는 대목을 ‘중공군 덕분으로 전세는 다시 반전되었다’고 수정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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