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黃교수 연구비 25억 횡령 의혹 짙어”

  • 입력 2006년 2월 7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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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黃禹錫) 서울대 교수가 정부지원금과 민간후원금 가운데 72억여 원을 부정회계 처리하고 이 가운데 25억 원을 횡령한 의혹이 짙은 것으로 드러났다.

황 교수의 연구비에 대해 감사를 벌여 온 감사원은 6일 최종 결과 발표에서 이같이 밝히고 감사 자료를 검찰에 넘겼다. 검찰의 최종 판단이 주목된다.

감사원은 또 황 교수가 박기영(朴基榮) 전 대통령정보과학기술보좌관에게 연구용역 명목으로 준 2억5000만 원과 관련해 박 전 보좌관이 돈만 받고 연구결과물(보고서)을 아직까지 제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황 교수의 횡령 의혹=황 교수는 1993년부터 지원된 369억 원(정부지원금과 민간후원금 포함) 가운데 지금까지 246억 원을 지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이 가운데 72억5831만 원을 부정회계 처리했다는 것. 특히 감사원은 부정회계 처리된 금액 가운데 24억9871만 원에 대해선 횡령 의혹이 짙다고 결론 내렸다.

황 교수는 서울대 수의대로부터 인건비와 재료비를 받는 사람들의 계좌와 인감을 자신이 보관해 수의대가 인건비 등을 송금하면 그 돈을 찾아 사용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황 교수는 한국과학재단을 통해 들어온 민간후원금 가운데 18억8703만 원을 자신의 계좌로 관리하면서 이 가운데 7억 원은 본인 명의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통장에 넣어두고 7억7843만 원은 현금으로 인출해 김선종 연구원 등에게 전달한 것으로 밝혀졌다.

감사원 관계자는 “정기예금은 투자 목적으로 횡령 혐의가 가장 짙은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황 교수는 연구 계약을 할 때 서울대 총장 명의로 체결하고 연구비 입금도 총장명의 계좌로 받도록 한 규정을 어기고 6개의 기업체로부터 모두 43억여 원을 자신의 계좌로 직접 받아 임의로 쓰는 등 부정회계를 저질렀다.

그러나 감사원은 황 교수가 이 돈을 어디에 썼는지 구체적인 사용처를 확인하지 못했다.

▽돈만 받고 연구 결과 없는 박기영 전 보좌관=감사원에 따르면 박 전 보좌관은 순천대 재직 시절인 2001년부터 2004년까지 황 교수에게서 2개의 연구 과제를 위탁받고 2억5000만 원을 받았다.

약정에 따르면 연구 기간 종료일로부터 1개월 이내에 연구 결과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돼 있지만 박 전 보좌관은 종료일이 1년 이상 지난 지금까지 한 건의 보고서도 내지 않았다.

박 전 보좌관은 감사원 조사에서 “청와대로 옮기며 연구책임자를 동료 교수로 바꿨으나 제대로 점검하지 못했다”면서 “최종 보고서가 제출되지 않은 사실도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감사원은 또 박 전 보좌관이 황 교수에게서 받은 연구비 가운데 일부를 부정회계 처리한 사실을 포착하고 13일부터 실시되는 국가 연구개발(R&D)사업 관리 실태 감사 때 집중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이에 앞서 지난달 박 보좌관은 해명 자료를 통해 “연구비는 주관 연구기관인 순천대를 통해 정상적으로 집행됐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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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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