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값 뚝뚝… 제약사 눈물 뚝뚝

  • 입력 2006년 2월 6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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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약가(藥價) 재평가’ 정책에 따라 다음 달 약 1500개 품목의 약값이 평균 10%가량 낮아진다.

약가 재평가는 정부가 정기적으로 외국의 약값을 조사해 국내 약값을 조정하는 것.

올해는 내려야 할 약값 범위가 클 것으로 보여 제약회사 매출이 회사별로 최대 수십억 원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 3년 만에 가장 큰 폭 인하

5일 보건복지부 산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이번에 가격 인하를 검토하는 품목은 186개 제약사의 1469개 의약품에 이른다. 2003년 이후 가장 큰 폭의 조정이다.

평균 인하율은 약 10.8%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심평원 관계자는 “약값 인하 대상에 대한 실무 검토를 마무리하고 제약사별로 이의신청을 받고 있다”며 “검토가 끝나면 이달 중 최종 규모가 확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올해 재평가 대상에는 진통제와 진정제, 고혈압치료제, 순환기 질환 치료제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이 약들은 국민생활에 밀접하고 처방이 잦은 의약품으로 제약회사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상대적으로 높다.

복지부는 “약값에 10∼20% 거품이 있다”고 보고 국민 의료비 부담 완화와 건강보험 재정 확보를 위해 2002년부터 재평가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현재 연간 보험급여비 중 약품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28%.

미국, 일본, 스위스 등 신약 개발을 주도하는 선진 7개국의 약값이 비교 대상이다.

○ 제약업계는 전전긍긍

약값을 내리면 소비자에게는 이득이지만 제약회사에는 고스란히 매출 손실이 된다.

의약품은 값을 내린다고 소비자들이 많이 사는 품목이 아니어서 가격 인하로 인한 매출 증가도 기대할 수 없는 형편이다.

제약업체들은 현재 올해 가격 조정으로 인한 매출액 감소 폭을 계산하느라 분주하다.

제약사의 매출 손실은 많게는 5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일부 약품은 생산 중단 또는 퇴출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제약업계의 반발과 우려에도 불구하고 제약업체 주가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대신증권 정명진 연구원은 “지난달 약값 재평가에 대한 우려가 주가에 어느 정도 반영돼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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