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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이야기]<14>立春(입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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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이야기]<14>立春(입춘)

입력 2006-02-06 03:06수정 2009-10-08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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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은 ‘立春(입춘)’이었다. 立春은 봄이 시작되는 날이다.

1년은 24절기로 구분되는데, 이들 절기는 대개 15.2일에 하나씩 오게 된다. ‘立(입)’은 원래 땅에 사람이 서 있는 모양을 나타낸다. 여기에서 ‘서다’라는 뜻이 나오고, ‘서다’로부터 ‘확고하게 서다, 확고하게 하다, 정해지다’라는 뜻이 나온다. ‘設(설)’은 ‘세우다’라는 뜻이므로 ‘設立(설립)’은 ‘세워서 확고하게 하다’, 즉 ‘확실하게 세우다’라는 뜻이 된다. ‘春(춘)’은 ‘봄’이라는 뜻이다. 봄은 일년의 시작이므로, 이를 인생으로 보면 젊은 시절에 해당한다. 따라서 ‘春’에는 ‘젊은 시절’이라는 뜻이 있다. ‘靑春’은 ‘푸른 젊은 시절’이라는 뜻이다. 봄에는 대개 여자가 남자를 그리워하는 감정이 일어난다. 그러므로 ‘春情(춘정)’은 ‘여자가 남자를 그리워하는 감정’이라는 뜻이다. 봄에는 싹이 돋고, 벌레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이에 따라 ‘春’에는 ‘움직이다, 꿈틀거리다’라는 뜻도 있다. ‘春’과 두 개의 ‘(충,훼)(벌레·충)’이 합쳐진 ‘蠢(준)’은 ‘벌레들이 꿈틀거리다’라는 뜻이다. ‘蠢動(준동)’은, ‘벌레처럼 꿈틀거리며 움직이다’라는 뜻이므로 좋게 사용되는 말이 아니다.

위의 내용을 합치면 ‘立春’은 ‘봄을 확정하다’라는 뜻이 된다. 예전에는 立春이 되면 立春榜(입춘방)을 집안의 기둥이나 대문에 써 붙였다. ‘榜’은 ‘여러 사람에게 알리기 위하여 길거리에 써 붙이는 글’이라는 뜻이다. ‘落(락)’은 ‘떨어지다’라는 뜻이므로 시험에 ‘落榜(낙방)’했다는 말은 ‘榜에서 이름이 빠지다’라는 말이 된다. 立春榜은 대개 ‘立春大吉(입춘대길), 建陽多慶(건양다경)’이라고 쓴다. ‘吉(길)’은 ‘길하다’라는 뜻이므로 ‘大(클·대)’와 합치면 ‘크게 길하다’가 되며, ‘多(많을·다)’와 ‘慶(경사·경)’이 합치면 ‘경사스러운 일이 많다’가 된다. ‘建陽(건양)’은 고종 황제의 연호이다. 立春榜은 ‘입춘에 길한 일이 많고, 1년 내내 경사스러운 일이 많기를 비나이다’라는 뜻이 된다.

허성도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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