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광고 ‘봄’이 안보인다…DMB등 뉴미디어로 광고 대이동

  • 입력 2006년 2월 6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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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8.8mm 초슬림 휴대전화 ‘VK-X100’을 내놓아 인기를 끈 VK는 최근 ‘지상파 TV에는 광고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세웠다.

VK 전략마케팅팀 김정석 이사는 “광고효과가 높았던 TV 방송광고를 대체할 ‘대안’ 광고시장이 넓어지고 있다”고 했다.

광고시장의 ‘매체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지상파 TV 광고시장은 지는 추세가 뚜렷하고, 이 틈새를 뉴미디어가 뚫고 있다.

지상파 디지털 멀티미디어 방송(DMB)의 등장과 인터넷의 성장으로 무소불위의 힘을 지녔던 지상파TV 광고시장이 큰 위협에 직면한 것.

○ 지상파TV 광고시장이 진다

시청률 조사기관인 TNS미디어코리아에 따르면 2003년 0.7%였던 TV방송 평균 광고시청률은 2004년 0.4%, 2005년 0.3%로 계속 줄어드는 추세다.

반면 지난해 인터넷 키워드 광고와 배너 광고는 각각 48%와 20%의 성장률을 보였다. 올해 모바일 광고는 75%의 성장률이 점쳐진다.

오리콤 미디어플래닝팀 양윤직 차장은 “1990년대에는 지상파TV 3사에 광고를 하면 80% 이상 광고가 소비자에게 도달했지만 지금은 케이블TV를 비롯한 수십 개의 채널을 동원해야 비슷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 전문 대행사인 웰콤 제니스옵티미디어는 지난해 대비 올해 TV 광고시장의 성장률을 6%로 전망하면서 인터넷 광고시장의 성장률을 24%로 예상했다.

○ 광고 내용도 매체따라 달라져

광고대행사들의 요즘 최대 고민은 급속도로 변화하는 매체환경에 맞는 광고를 새로 개발해야 한다는 점이다.

한정된 마케팅 비용으로 최대의 광고효과를 거둬야 하는 기업들이 지상파TV 광고시장의 하락 추세를 감지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휴대전화 애니콜을 소재로 한 홍보영화 ‘애니필름’을 제작했다.

8분 길이의 단편영화 세 편과 이용자의 선택에 따라 내용이 달라지는 ‘인터랙티브 필름’ 등 4개 작품으로 구성된 이 영화는 애니콜 전용 홈페이지(www.anyfilms.net)를 통해 시청하거나 휴대전화로 내려받을 수 있다.

BMW도 지상파TV 광고 대신 김기덕 김성수 차은택 등 3명의 유명 감독이 만든 단편영화 형태의 광고를 자사 홈페이지(www.bmw3stories.co.kr)에서 방영하고 있다.

15초짜리 짧은 TV광고로는 미처 담을 수 없는 감각적 영상과 메시지를 목표 타깃에 뚜렷하게 전달할 수 있다는 게 광고주들의 평가다.

10, 20대 젊은 층이 타깃인 지오다노는 지난해 13분짜리 장편 인터넷 광고를 먼저 만든 뒤 15초 분량으로 줄여 TV광고로 활용했다.

지상파TV 광고의 시대가 가고 있음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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