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볼 출전 워드의 思母曲

  • 입력 2006년 2월 6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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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당신이 진정한 챔피언입니다.”

주한미군과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숱한 역경을 딛고 아메리칸 드림을 이룬 북미프로미식축구리그(NFL)의 한국계 스타 하인스 워드(30·피츠버그 스틸러스·사진). 6일 오전 8시 디트로이트 포드필드 스타디움(6만5000석)에서 열리는 시애틀 시호크스와의 제40회 슈퍼볼에 출전하는 그의 사모곡(思母曲)이 심금을 울린다.

어머니 김영희(55) 씨는 서울에서 워드를 낳은 뒤 2년 후 미국으로 건너갔으나 불과 수개월 만에 이혼했다. 말이 안 통하고 양육 능력조차 없던 김 씨가 생이별을 했던 아들을 다시 찾은 것은 워드가 7세 때. 하지만 워드는 예전의 젖먹이가 아니었다.

“엄마와 한가족이란 게 창피했다. 흑인끼리 생활하다가 눈에 띄게 다른 어머니와 함께 있는 게 낯설기만 했다.”

친구들은 놀려댔고 워드는 김 씨의 차에 탔다는 게 부끄러워 좌석에 바짝 엎드렸다. 이런 일이 반복되던 어느 날, 그날 역시 잽싸게 차문을 열고 도망치듯 뛰쳐나가던 워드는 왈칵 눈물을 쏟는 김 씨를 보게 된다. 워드는 “울고 있는 어머니가 ‘얘야, 이게 바로 너의 현실이다.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너는 코리안 아메리칸’이라고 말하는 듯했다”고 당시의 느낌을 전했다.

이때부터 워드의 생각은 바뀌기 시작했다.

워드는 “어머니야말로 오늘 내가 존재하는 이유”라며 “이제 많이 쇠약해진 어머니를 나의 꿈이자 최고의 무대인 슈퍼볼 관중석에 모시게 돼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워드는 챔피언에게 주어지는 빈스 롬바르디 트로피를 품에 안은 뒤 4월 김 씨와 함께 한국 나들이에 나설 계획이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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