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영화도 뮤지컬 제작 붐… 또다른 한류 노려

  • 입력 2006년 2월 4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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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즈’ ‘은행나무 침대’ ‘댄서의 순정’ ‘조용한 가족’….

싸이더스, CJ엔터테인먼트 등 충무로의 거대 영화 제작사들이 현재 뮤지컬로 제작 중이거나 뮤지컬화를 타진하고 있는 작품들이다. 최근 충무로가 뮤지컬 산업에 뛰어드는 배경에는 영화, 드라마의 한류 붐을 타고 뮤지컬로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거대한 청사진이 깔려 있다.

흥행 돌풍을 일으켰던 영화나 드라마의 뮤지컬화 작업은 하나의 콘텐츠를 여러 문화상품으로 제작하는 ‘원 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 Use)’의 본격적인 사례다. 수백만 명이 관람한 영화를 재가공하기 때문에 제작기간이 짧고 흥행 실패 확률이 낮은 데다, 기획부터 공연 수익 정산까지 8개월 정도밖에 걸리지 않아 영화에 비해 투자금 회수가 빠르다는 이점까지 있다.

영화사 싸이더스와 공연기획사 악어컴퍼니는 함께 손잡고 독신남녀의 삶을 그린 영화 ‘싱글즈’와 ‘은행나무침대’를 뮤지컬로 만들어 내년에 무대에 올릴 예정이다. 영화에 출연했던 가수 겸 배우 엄정화가 뮤지컬에도 출연해 작품 인지도를 높인다는 기획이다. 또 동남아에 한류 붐을 일으킨 영화 ‘엽기적인 그녀’와 문근영 주연의 ‘댄서의 순정’, ‘조용한 가족’ ‘황산벌’ 등도 뮤지컬화가 추진되고 있다.

그동안 해외 뮤지컬 수입 공연에 투자해 왔던 CJ엔터테인먼트도 올해 본격적으로 창작뮤지컬 시장에 뛰어들었다. 올해 소극장용 창작뮤지컬 ‘김종욱 찾기’ ‘컨트리 보이스 스캣’을 무대에 올릴 예정. 이와 함께 CJ엔터테인먼트는 자사가 제작, 투자한 영화 100여 편 중 뮤지컬화가 가능한 영화 20여 개를 골라 뮤지컬 제작을 추진하는 프로젝트팀을 운영하고 있다.

CJ엔터테인먼트 공연사업부 한소영 부장은 “아시아에서 흥행에 성공한 드라마나 영화를 뮤지컬로 만들 경우 아시아 시장까지 겨냥할 수 있어 공연화에 더 박차를 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영화사들은 영화 기획과 동시에 뮤지컬을 제작하는 추세다.

MK픽처스는 내년 초 노래 7곡과 서커스가 들어가는 영화 ‘구미호 가족’을, 청년필름은 영화 ‘예체능 가족’을 개봉과 동시에 뮤지컬로도 무대에 올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심재명 MK픽처스 사장은 “영화 ‘구미호 가족’을 대극장용 뮤지컬로 만든 뒤 미국시장까지 겨냥하는 공연작품으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며 “영국에서 영화 ‘빌리 엘리엇’을 뮤지컬로 만들어 히트한 전례가 있듯이 영화와 공연, 방송 등 매체 간 벽을 넘는 콘텐츠 중복 이용은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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