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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 또 징역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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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 또 징역형

입력 2006-02-03 18:15수정 2009-09-30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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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물공여와 횡령 등으로 수차례 구속됐다가 법원의 집행유예 판결과 검찰의 형 집행정지 등으로 풀려나고 2차례 사면까지 받았던 정태수(鄭泰守) 전 한보그룹 회장이 다시 새로운 범죄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법원 안팎에서는 그에 대한 관용과 선처가 오히려 그에게 독(毒)이 되었다는 얘기도 나온다.

정 씨의 '범죄 인생'은 1991년 처음 드러났다. 그 해 2월 수서 택지분양 특혜 의혹 사건이 터지면서 구속된 것. 세무공무원에서 시작해 대기업 총수로 변신한 정 씨의 신화가 끝나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

하지만 정 씨는 구속된 지 5개월 만에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고 풀려났다. '기업 창업 이래 꾸준히 국가 기간산업 발전에 기여해왔다'는 것이 재판부의 석방 이유. 정 씨는 이어 1995년 8월 김영삼(金泳三) 대통령에 의해 특별사면됐다.

정 씨는 사면 석 달 뒤인 그 해 11월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사건 수사 과정에서 수서사건과 관련해 100억 원을 노 전 대통령에게 준 사실이 밝혀져 다시 구속됐다. 하지만 법원은 구속된 지 보름 만에 지병을 이유로 정 씨의 구속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여 석방했다.

정 씨는 1997년 2월 한보특혜대출 사건과 관련해 업무상횡령 혐의로 구속됐다. 세 번째 구속. 하지만 구속 뒤에도 뇌졸중과 당뇨병을 이유로 두 차례에 걸쳐 병원에 입원했고 2002년 6월에는 대장암 판정을 이유로 형 집행정지 결정을 받아 석방됐다. 같은 해 12월 31일 정 씨는 다시 사면됐다.

정 씨는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자택 근처 공원에 새벽 산보를 다니는 등 건강을 챙기며 재기에 대한 의지를 다져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1995년과 2002년 두 번의 특별사면으로 '사면 재수생'이라는 호칭까지 얻은 정 씨에게 법이 베푼 관용은 독이 됐다.

정 씨는 2003년 9월 경매 중이던 서울 대치동 은마상가 일부를 강릉영동대 학생 숙소로 임대하는 허위계약을 맺고 강릉영동대로부터 임대보증금 명목으로 72억 원을 받아 횡령한 혐의가 검찰에 적발됐다. 검찰은 정 씨의 횡령금액이 컸지만 고령을 이유로 불구속 기소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강형주·姜炯周)는 3일 이 사건과 관련해 정 씨에게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정 씨가 이사장 지위를 이용해 교비를 횡령하고 돈을 숨긴 데다 사면된 지 10개월도 안돼 또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에서 실형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정 씨가 고령인 점과 신병과 피해금액 변제 노력 등을 고려해 법정 구속시키지는 않았다. 다시 한번 정 씨에게 관용을 베푼 것이다.

정효진기자 wisew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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