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망명단체인 ‘이란국민저항협의회(NCRI)’가 이란의 핵시설 보유를 폭로하기 전까지 핵개발 사실을 비밀에 부쳤다는 비난이 많다.
“평화적인 용도의 핵개발 시설이었다. 이후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받아들여 의혹을 해소하는 데 협조했다.”
―하지만 IAEA의 현장 방문 및 조사 요구에 적극적으로 협력하지 않아 갈등을 키웠다. 급기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에 이어 1일 유럽 국가들이 이란 핵문제의 안보리 회부를 결의해 압박이 심해지고 있다.
“우리는 영국 독일 프랑스 3개국과 2년간 핵 협상을 벌였다. 이 기간에 핵 개발을 중단하는 성의도 보였다. 우리는 협상을 통해 핵연료의 자체 개발을 원했다. 하지만 유럽 3개국의 최종 제안에는 핵연료 문제가 쏙 빠졌다. 이제 유럽과 협상할 이유가 없으며 이것이 1월 초에 강경 방침으로 돌아선 이유이기도 하다.”
―IAEA도 이란이 ‘평화적 핵개발’ 과정에서 우라늄 농축과 고성능 폭약, 미사일 탄두 설계 작업을 해 왔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파키스탄에서부터 인도, 이스라엘까지 주변국들은 핵 억지력을 갖췄다. 그런데 왜 우리만 안 된다는 것인가. 다시 말하지만 우리는 평화적인 용도로 핵 개발을 하고 있다.”
―유엔 안보리의 경제제재를 받을 수도 있다.
“미국은 1979년 이란혁명 이후부터 경제제재를 해 왔다. 올해로 27년째다. 우리는 경제제재에 단련돼 있다. 또 경제제재 자체가 쉽지 않을 것이다. 교역 규모가 1000억 달러(약 100조 원)에 이르고 연간 1000만 t의 액화천연가스를 수입하는 중국이 동의할까? 총 18억 달러(약 1조8000억 원) 규모의 원자력발전소 건설과 지대공 미사일 공급 계약을 체결한 러시아도 심사숙고할 것이다. 물론 최근 핵 갈등으로 주가지수가 1년 전보다 20% 넘게 떨어졌고 자금의 해외이탈 현상도 나타나고 있긴 하다.”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강경한 방침은 내부에서도 비판받지 않나.
“대다수 국민은 이 문제에 관심이 없다. 각종 사회문제 개선과 빈곤층 지원에 더 관심이 많다. 대통령이 최근 몇 주일간 각 지방에서 내각회의를 잇따라 열고 총 430억 달러(약 43조 원) 규모의 지원계획을 약속해 환영받고 있다. 돈은 원유 판매대금으로 댈 수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무력 사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
“먼저 우리를 안보리에 회부하면 IAEA의 감시카메라를 즉각 철거하겠다. 무력 사용에 대비해 주요 핵시설을 지하에 배치했다. 또 우리 동맹인 이라크와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팔레스타인에서 강력한 항의가 일어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중동 정세는 걷잡을 수 없게 된다. 미국이 손 쓸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난다.”
―결국 미국이 이길 것이다.
“그렇지 않다. 미국은 이라크의 수렁에 빠져 있다. 무력 사용도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 아니다. 미국과 유럽은 진지한 자세로 우리와 타협하자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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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진 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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