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스로인 더 멀리 보내려면… 역회전 걸어 30°로 던져라

  • 입력 2006년 2월 3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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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로 하는 축구경기에서 손으로 공을 다룰 때가 있다. 공이 옆줄 밖으로 나갔을 때 공을 경기장으로 던지는 ‘스로인’이다. 상대편 골문근처라면 긴 스로인이 유리하다. 축구공을 멀리 보내려면 어떤 각도로 던져야 할까. 기초물리에 따르면 포탄 같은 일반 물체는 투사각도가 지면에서 45도일 때 가장 멀리 날아간다. 하지만 실제 축구공을 멀리 던지기 위한 스로인의 투사각도는 이보다 더 낮아 그동안 수수께끼였다. 최근 영국 스포츠과학자들이 스로인의 비밀을 밝혀냈다.》

● 공에 역회전 걸면 스로인 거리 늘어나

스로인은 프리킥, 코너킥, 페널티킥과 함께 세트플레이에 속한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전체 득점(161골) 중 31.1%인 50골이 세트플레이에 의한 득점이었고 이 가운데 8%인 4골이 스로인에서 나왔다. 많은 골은 아니지만 스로인에 의한 세트플레이도 무시할 수 없다는 게 국내 스포츠전문가의 설명이다.

그렇다면 스로인을 통해 공을 가장 멀리 던질 수 있는 최적의 각도는? 영국 브루넬대 스포츠교육학부 니콜러스 린손 박사팀은 여러 각도로 스로인을 하는 장면을 비디오로 찍어 던지는 속력, 날아간 거리, 비행시간의 관계를 파악했고 이를 바탕으로 스로인의 최적 각도가 30도라는 것을 알아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 스포츠생체역학회지 최신호에 실렸다.

공을 더 멀리 던지려면 회전도 중요한 요소다. 연구팀은 공에 역회전을 걸어서 던질 때 공이 날아가는 거리가 몇 m가량 증가한다는 점도 확인했다. 이때 투사각도는 약간 더 낮아야만 한다는 게 연구팀의 계산이다.

린손 박사는 “때로 스로인은 날아가는 거리보다 비행시간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목표로 한 선수에게 공을 빠르게 전달하는 것이 상대의 허를 찌르는 기습 효과를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몇 도가량 더 낮은 각도로 던져도 날아가는 거리는 크게 달라지지 않지만 비행시간은 수십분의 1초를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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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낮은 각도로 던지는 데 알맞은 인체 구조

스포츠과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육상선수들이 던지는 포환, 창, 원반, 해머의 각도도 스로인의 축구공과 비슷한 경향을 보인다. 기초물리의 예측 각도인 45도보다 더 낮게 던져야 멀리 날아간다는 것이다. 이들의 투사각도는 26∼44도.

왜 축구공, 창 등이 기초물리의 예측을 벗어날까. 린손 박사는 “수직 방향(높은 투사각도)보다 수평 방향(낮은 투사각도)으로 공이나 창을 더 빠르게 던질 수 있는 인체의 해부학적 구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미국 물리학회지 최신호에 발표한 내용이다.

축구공이나 창이 날아가는 거리는 투사속력에 달려 있다. 속력이 빠를수록 멀리 날아간다는 뜻이다. 따라서 45도보다 낮은 각도로 공을 던져야 속력이 빨라져 멀리 날아가게 된다.

● 농구공은 높이 던질수록 슛 성공률 높아

투사각도와 속력의 절묘한 조화가 나타나는 경기가 바로 농구다. 선수가 던지는 공의 각도와 속력이 조화를 이루지 못하면 공이 바스켓에 들어갈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의 피터 브란카지오 박사가 쓴 저서 ‘스포츠과학: 물리법칙과 최적동작’에 따르면 힘이 적게 들수록, 그리고 농구공의 투사각도가 클수록 슛의 성공률이 높아진다.

먼저 힘이 적게 들면, 즉 투사속력이 느려지면 슛이 성공할 수 있는 투사각도의 선택폭이 늘어난다. 예를 들어 키 180cm의 선수가 바스켓으로부터 4.6m 떨어진 곳에서 힘을 가장 많이 빼고(최소 투사속력) 슛할 때 투사각도 46∼53도의 슛이 모두 성공한다. 하지만 이보다 빠르게 던지면 슛이 성공할 수 있는 투사각도의 범위는 7도에서 1∼4도로 줄어든다.

또 높이 던질수록, 즉 투사각도가 클수록 어느 정도 빠르거나 느리게 슛을 해도 공이 바스켓을 통과할 수 있다. 반면 낮게 던질수록 슛이 성공할 수 있는 공 속력의 폭이 줄어든다.

이충환 동아사이언스 기자 cosm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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