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뛰기 장세’ 장기투자-적립식 펀드엔 기회

  • 입력 2006년 2월 3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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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주식시장을 보고 있으면 어지럽다는 투자자가 많다. 하루에 주가지수가 20∼40포인트씩 오르내리는 ‘널뛰기 장세’가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코스닥과 선물시장에서는 강제로 거래를 일시 중단시키는 조치도 종종 내려진다. 이럴 때 개인투자자들은 돈을 잃기 쉽다. 내릴 때는 바닥으로 떨어질 것만 같아 팔고, 오를 때는 더 오를 것 같아 산다. 결국 비쌀 때 사서 쌀 때 파는 ‘악순환’을 계속한다. ‘주가는 신(神)도 모른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적어도 크게 잃지 않으려면 ‘투자 원칙’이 있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주가 폭락이 오히려 기회될수도

평소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습관을 갖는 게 중요하다.

한국투자증권 이채원 상무는 “자신이 보유한 종목이 오를 때는 마냥 좋아하지 말고 일부를 팔아 현금화해야 한다”며 “이런 준비가 있어야 주가 폭락 때 싸게 주식을 추가로 살 수 있다”고 말했다.

미리 대응하지 못했다면 주가 폭락 때 팔고 보자는 투매에 나서기보다는 어느 정도 반등할 때를 기다려 포트폴리오를 재점검하고 주식 투자 비중을 줄이는 게 좋다는 것.

이 상무는 “평소 배당주를 선호하는 투자자라면 요즘이 바겐세일 기회”라며 “배당수익률이 6∼7% 수준인 종목이 많이 나와 있다”고 조언했다.

주가가 폭락하면 보유 주식을 팔거나 노리던 종목을 늦춰 사고 싶은 생각이 드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가치투자자문 박정구 사장은 “주가 폭락 때 보유 종목을 다시 한번 평가하고 ‘이렇게 좋은 주식이면 빠져도 곧 회복될 것이다’ 또는 ‘조금 손해 봐도 좋으니 장기 투자하는 마음으로 더 사야겠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박 사장은 “개인투자자는 기업을 제대로 평가하기 어려우므로 자신의 관심을 산업과 연계해 기업을 평가해 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UBS증권 서울지점 안승원 전무는 “주식을 사는 건 한국 경제를 산다는 뜻이며 최근 외국인들이 계속 사들였던 것도 그런 의미”라며 “한국 경제의 미래를 믿고 대형주 위주로 장기 투자한다면 주가 하락은 오히려 매수 기회”라고 말했다.

리앤킴투자자문 김영수 사장은 “매일 시세를 보거나 한 종목에만 투자하면 장기 투자를 하고 싶어도 못 한다”며 “분산 투자로 자신의 장기 투자시스템을 만든 뒤 종목, 타이밍, 방향성 중 하나라도 맞힌다는 생각으로 투자하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펀드 가입자는 상황에 따라 대처

지난달 주가 폭락 때 펀드 가입자 가운데 일부는 환매(중도 인출)했다. 간접투자 문화가 정착되지 않았다는 증거다.

한국펀드평가 우재룡 사장은 “장기 투자자는 주가 변화에 정교하게 대응해서는 안 된다”며 “특히 소액 적립식 투자자는 폭락 때 별다른 대응이 필요 없다”고 말했다.

주가지수가 높을 때 상당한 돈을 투자한 적립식 투자자라면 주가 하락 때 투자 금액을 늘리는 게 좋다. 평균 매입 단가가 낮아지면 수익률은 높아지기 때문.

목돈을 한꺼번에 넣은 투자자라면 자금이 필요한 시기와 목표수익률 달성 여부에 따라 행동 요령이 달라진다. 한국재무설계 오종윤 국제공인재무설계사(CFP)는 “적립식 펀드에 가입한 지 3년 이상이거나 목돈을 투자한 사람은 돈이 당장 필요한지 판단하라”고 조언했다.

6개월 이내에 돈을 써야 한다면 손해 여부를 따지지 말고 전액 환매하라는 것. 6개월에서 1년 사이에 자금이 필요하면 여유를 갖고 목표수익률에 근접했을 때 환매하는 게 좋다. 1년 이후에 필요하면 주가 폭락 때 투자 금액을 늘리는 게 좋다.

오 CFP는 “추가 투자 때도 돈을 한꺼번에 넣지 말고 5차례에 걸쳐 나눠 넣는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널뛰기 장세 계속될까

대신증권 김영익 리서치센터장은 “4, 5월에 국내 경기선행지수가 고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최근 주가 움직임이 불안한 것은 이 때문이며 2∼3분기(4∼9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 센터장은 “한국 증시가 장기 성장하는 추세는 맞지만 2004년 8월부터 너무 빨리 자라 ‘성장통’을 겪는 것 또한 당연하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 강성모 투자분석부장은 “요즘 장세는 ‘심리적’ 급등락 장세일 뿐”이라고 진단했다. 코스피지수가 1,400인 시대에 하루 30포인트 등락은 지수 700 시절의 15포인트와 같지만 투자자들은 과거 속에서 현재를 보고 있다는 것.

그는 “전반적으로 증시의 변동성이 줄고 있다”며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하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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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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