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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따라 맛따라]제주도 명물 고등어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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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따라 맛따라]제주도 명물 고등어 회

입력 2006-02-03 03:05수정 2009-10-08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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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산호 선장 양기현 씨가 뱃전에서 낚시에 줄줄이 올라오는 고등어를 거두고 있다. 하나의 낚싯줄에는 바늘이 20개 달려 있는데 양 선장은 두 줄로 묶어 한 번에 40마리씩 잡았다. 제주=조성하 여행전문기자

고도리, 고딩어, 고도어(古都魚), 고망어. 모두 고등어의 별칭이다. 고등어는 대중적인 생선 중 하나이지만 불포화지방산(EPA)과 머리를 좋게 해주는 성분(DHA)을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 최근 밝혀져 대접을 받고 있다.

영양분이 풍부해 ‘바다의 보리’라 불리는 고등어. 언제든지 먹을 수 있는데 굳이 이 겨울에 제주도의 것으로 소개하려는 이유는 뭘까. 바로 횟감 고등어 때문이다. 요즘 제주도에 가면 낚싯바늘에 걸려 올라오는 어른 손바닥만 한 고등어의 회를 2만, 3만 원에 맛볼 수 있다. 비수기여서 횟집도 소란스럽지 않다.

고등어는 ‘축양’으로 키우기도 하는데 자연산을 가두리에서 살찌워 파는 것을 말한다. 이런 고등어들은 통통하게 살이 올라 시장에서 제값 이상을 쳐준다.

“그런 고등어 땀시(때문에) 제주도 어민들만 힘들단 말씨(힘들다는 말이지요).”

매일 아침 제주시 서부두에서 새벽낚시로 잡은 산 고등어를 받아 식당으로 넘기는 김성택 씨의 말. 그의 말에 따르면 제주도 고등어 회는 모두 낚시로 잡은 ‘100% 자연산’이다.

제주도 고등어를 어떻게 낚는지 직접 보기 위해 4.66t 대산호(선장 양기현)에 올랐다. 오전 6시. 등대 불빛이 아직 선명한 새벽에 대산호는 제주항 방파제를 빠져나와 앞바다에 닻을 내렸다. 뱃전에 가설한 대형 낚싯대(모두 4대)의 추에 바늘 20개짜리 낚시를 달아 수심 80m에 드리우고 기다리기 30분. 이윽고 줄을 감아 올리자 고등어들이 줄줄이 매달려 올라왔다.

선장 양 씨는 고기를 떼어 어창(배 바닥에 물을 담아 둔 고기 창고)에 던져 넣고 낚시를 다시 바다에 넣었다. 그리고 다음 낚시로 이동, 같은 일을 반복한다. 이러기를 두 시간 반. 고기는 끝없이 올라오지만 그는 주저 없이 낚시를 거뒀다. 지금 고기를 건네야 제값을 받기 때문이다. 이렇게 잡은 고등어는 산 것만 55kg. 죽은 놈까지 치면 100kg은 넘어 보였다.

양 씨가 펄펄 뛰는 몇 마리를 즉석에서 회를 쳐 건넸다. 큼직큼직 썰어 준 발그레한 빛깔의 연한 고등어살. 초장에 묻혀 입에 넣고 씹으니 쫄깃한 육질이 미각을 자극했다. “죽은 것은 회 떠도 그 맛이 안 나. 살이 물컹해져서.”

배를 내려 찾은 곳은 서부두 뒤편 수성횟집. 대산호 선주 박원금 씨가 운영하는 회식당으로 탑동 횟집거리(서부두 방파제 앞) 초입이다. “요만쓱(이만큼) 작은 놈이 횟감이여. 몸집 큰 저 밖(어시장 주변 노점)에 치는(것은) 찌개나 국거리고. 노물(배추) 넣고 국 끓이면 맛있째.”

박 씨는 고등어 회를 건넸다. 그런데 그 맛이 조금 전 배 위의 것과 다르다. 초간장 양념장 덕분이다. 다진 마늘에 고춧가루와 식초를 친 간장 초장이다. 고등어회는 여기에 찍어 먹어야 옅은 고기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여행정보

◇고등어 맛집 △수성횟집(064-702-0442. 011-692-3934): 횟감 고등어는 얼음에 채워 판매(kg당 5000원 선)도 한다. 다른 회도 판매한다.

◇내국인 면세점 △제주공항, 제주항만 1·2, 성산포항: 한 사람당(19세 이상) 연간 지출액 한도(300달러)에서 4회 이용 가능. 담배 주류 화장품 핸드백 등 170개 브랜드의 4000여 종.

◇강아지와 함께하는 펜션 △재즈마을(www.jazzvillage.co.kr): 아메리칸 코커스패니얼 네 마리(트라이컬러 2, 버프 2)가 단지 내 잔디에서 아이들과 함께 종일 뛰노는 리조트 스타일의 통나무집 펜션. 서울∼제주 왕복항공권을 △2박 9만9000원, △3박 8만 9000원에 제공한다. 야외바비큐는 무료. 3월 24일까지. 064-738-9300

◇ 항공요금으로 즐기는 눈꽃 패키지=16만 5000원에 ‘펜션(2박)+렌터카(3일)+항공권’ 제공. 대장정여행사(www.djj.co.kr) 064-711-8277

조성하 여행전문기자 summer@donga.com

▼그날 잡아 그날 회… 육질 쫄깃▼

제주 앞바다에서 낚시로 갓잡아 싱싱한 고등어 회.

고등어를 사고팔 때 ‘손’이라는 단위를 쓴다. 고등어 ‘한 손’은 두 마리. 신체의 일부인 ‘손’을 고등어를 세는 단위로 쓰는 이유는 뭘까.

그 유래는 고등어자반이다. 자반은 내장을 뺀 배 속에 소금을 뿌려 만든다. 자반을 만드는 과정을 보면 ‘한 손’의 유래를 짐작할 수 있다. 고등어를 한 손에 들고 다른 손으로 배 속에 소금을 뿌린 뒤 보관하는데, 이때 염장한 고등어 한 마리를 배에 넣어 포갠다. 등 쪽에도 소금간이 배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렇게 해서 자반 한 손은 두 마리가 된다.

염장이 유일한 보관 방식이었던 시절, 고등어 요리는 자반을 이용한 구이나 찌개가 전부였다. 그러나 교통 수단과 냉장 방식의 발달에 힘입어 냉동 또는 빙장 상태의 생고등어가 공급되면서 조리법도 다양해졌다. 무와 감자를 냄비 밑에 깔고 진간장으로 간을 해 고춧가루로 맛을 낸 고등어찌개가 대표적.

제주도에는 식당마다 고등어찌개를 낸다. 가격은 작은 것(2인용)이 1만2000원, 큰 것(3, 4인용)이 2만∼3만 원. 찌개로는 먼 바다에서 그물로 잡은 큰 것을 쓴다. 취재 중 직접 맛본 앞돈지 식당(제주시 건입동·064-723-0987)의 찌개(작은 것)에는 살 오른 고등어가 세 토막 들어 있었다. 보드라운 육질이 냉동고등어 찌개와 달랐다.

고등어 회는 제주도의 명물 중 명물이다. 횟감은 낚싯배로 매일 새벽 잡는다. 산 것만 횟감으로 쓸 수 있기 때문이다. 낚시로 잡은 고등어는 찌개용 고등어에 비해 종류와 크기가 다르다. 20∼30cm로 작고 날씬하다.

식당에서는 이런 고등어를 수족관에 두었다가 회로 내놓는다. 고등어 회는 큰 접시 3만 원, 작은 접시가 2만 원. 큰 접시에는 25cm 내외 산 고등어 5, 6마리를 썰어 내는데 4인분이다.

산 고등어는 쫄깃쫄깃한 육질이 특징이다. 선도가 떨어지면 살이 물러지기 때문에 쫄깃함이 선도의 기준이다. 고등어는 성질이 급해 수족관에서 하루 이상 버티지 못하기 때문에 그날 잡은 것은 그날 회로 먹는다. 고등어 회에는 초고추장 대신 초간장을 쓴다. 마늘을 갈아 넣고 고춧가루로 맛을 낸 독특한 소스다.

현지 상인들은 “외지인들이 구분하기 어렵기 때문에 제주도에서도 죽은 지 얼마 안 된 고등어를 회로 내는 곳이 더러 있다”고 귀띔한다. 믿을 만한 집을 찾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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