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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디자이너]<13>제품 디자이너 이유섭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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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디자이너]<13>제품 디자이너 이유섭 씨

입력 2006-02-03 03:05수정 2009-10-08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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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 디자인 발전의 배경에는 디자인에 눈뜨기 시작한 중소기업들이 있다. 과거 중소기업들은 기술과 가격으로 승부했다. 그러나 기술은 평준화되었고 가격으로는 중국 제품을 따라갈 수 없는 게 현실이다. 그들은 이제 제품을 차별화할 수 있는 경쟁력이 디자인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에 따라 디자이너는 기업의 중요한 파트너가 되고 있다.

이유섭(47·코다스디자인 대표·사진) 씨는 디지털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부터 생활가전, 의료 기기와 화장품, 주류 업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업의 파트너로 활동하는 제품 디자이너다.》

○ 기업의 디자인 혁신을 위한 파트너

삼성이나 LG 등 대기업보다 중소기업 브랜드가 더 잘 팔리는 시장이 있다. 정수기 공기청정기 비데 같은 전문 생활가전 분야다. 이 분야의 1위 업체 중 많은 곳이 이 대표가 이끄는 코다스디자인의 고객이다.

독보적인 기술로 시장을 개척해 온 ‘청풍’의 공기청정기 브랜드 청풍무구는 코다스를 디자인 파트너로 끌어들인 뒤 디자인 면에서도 독창적이고 혁신적인 기업으로 거듭났다. 제품의 성격에 맞는 순수하고 깨끗한 스타일은 매출을 더 높였다.

2004년에 출시한 아가방용 공기청정기는 기존의 성능좋은 기계 같은 느낌에서 완전히 벗어난 형태와 색상으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이 제품의 용도를 모르는 사람들은 이 흰색 박스를 예쁜 인테리어 소품으로 여긴다.

웅진코웨이는 정수기 시장의 선두 주자다. 선두는 후발 주자들이 따라오면 다시 멀리 가야 하는 혁신의 숙명을 안고 산다. 그 역할을 하는 것이 디자인이다. 코다스가 2004년 디자인한 웅진의 정수기는 무미건조하다고 할 정도로 군더더기 없는 박스 형태로 바뀌었다. 웅진코웨이의 케어스 가습기도 기존의 알록달록한 반투명의 플라스틱 가습기들과 다른 디자인으로 출시하자마자 하이마트에서 가습기 판매 1위를 기록했다.


○ 트렌드를 읽는 통찰력

이 대표는 코다스의 정신을 “전혀 다른 것을 만드는 일”로 요약한다. 디자인은 기존의 것과 다른 가치를 만들어야 하고, 혁신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혁신이 기업과 고객들에게 항상 환영을 받는 건 아니다. 너무 앞서가는 바람에 실패하기도 한다.

그래서 디자이너는 미래의 트렌드와 소비자의 안목을 정확하게 읽어내는 통찰력이 필요하다. 이것은 이 대표의 장점이다. 그는 2002년 이후 트렌드로 ‘군더더기 없이 깨끗하고 절제된 디자인’이 각광 받게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공기청정기 정수기 가습기 비데 등에 과감하게 이런 콘셉트를 적용했고 모두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그는 틈만 나면 기업이 왜 디자이너에게 거액을 지불하는지 따져 보라고 사내 디자이너들에게 주문한다. “첫째, 제품에서 불필요한 것은 남김없이 제거해 달라. 둘째, 기존의 것과 전혀 다른 디자인을 해 달라”는 것이 그가 강조하는 이유다.

제품 표면의 모든 요소를 빼버리고 단순하게 디자인하는 작업이 더 어려운 일이다. 디자이너들이 아무 일도 안 한 것처럼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고객들은 이런 혁신적인 디자인을 받아들일 정도로 성숙했다”고 말한다.

○ 중국에게서 멀어져야

선진국들은 ‘창의력 산업’에 21세기의 미래를 걸고 있다. 디자인은 창의력 산업의 한 축이다. 한국도 그 길을 가지 않으면 안 된다. 1994년 6명으로 시작한 코다스디자인이 현재 33명으로 늘어난 것도 그런 흐름의 반영이다.

과거 한국 디자인의 과제는 선진국을 따라잡는 것이었다. 2001년부터 중국에 진출했던 이 대표는 이제 그보다 중요한 것은 중국에서 멀어지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한국이 선진국의 디자인을 따라잡는 속도보다 훨씬 더 빠르게 중국이 다가오고 있음을 느꼈다고 한다. “디자인은 다른 가치를 만드는 일”이라고 되풀이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는 내년의 디자인 혁신기획까지 마무리했다고 한다. 엄청난 속도로 달려오는 중국의 추격을 뿌리치기 위해, 세계 창의력 산업의 주류로 진입하기 위해 그는 이제 또 다른 콘셉트의 디자인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


글=김 신 ‘월간 디자인’ 편집장 kshin@design.co.kr

사진 제공 디자인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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