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인가구 추가공제 폐지방침에 누리꾼 격분

  • 입력 2006년 2월 2일 03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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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좋아서 혼자 사나.”

“누군 애 낳고 싶지 않나.”

정부가 1, 2인 가구의 근로소득세 추가공제를 폐지하겠다는 방침에 누리꾼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재정경제부 홈페이지 자유발언대에는 1일 오후 5시 현재 200건 가까운 글이 올라왔다. 자유발언대의 글 게재 건수가 평소 하루 평균 10건 안팎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크게 늘어난 것.

누리꾼들은 맞벌이 가구에 대한 교차공제 금지 방침에 대해 ‘일하는 엄마를 죽이는 정책’이라고 반발하면서 고소득 전문직이나 자영업자들부터 세금을 걷으라고 주장했다.

ID ‘한국 아줌마’는 “다들 축구팀만큼 아이를 못 낳는 이유는, 회사를 그만둘 수 없는 이유는 안 그래도 궁색한 살림이 더 궁색해질까봐 두렵기 때문”이라며 “당장 손 안의 몇만 원에 쩔쩔매는 국민 더 아프게 하지 말라”고 했다.

ID ‘노동자’는 “연말정산 했는데 세금을 110만 원이나 토해 내는 등 안 그래도 부양가족 있는 사람보다 세금을 심하게 내고 있다”며 “나이 32세에 돈이 없어 장가도 못 가고 있는데 장가 못 가는 게 무슨 죄를 지은 건가”라고 썼다.

불임 부부의 애처로운 사연도 올라왔다. ID ‘속상해’는 “결혼 8년째인데 그동안 아이를 낳으려고 시험관 시술과 좋다는 약은 다 써 보고 그 비용 대느라 맞벌이를 할 수밖에 없는 처지”라며 “힘 있고 탈세하는 고소득자의 주머니를 확보하지는 못할망정 맞벌이 가구에 세금을 더 부과하다니 피눈물이 나온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도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열린우리당 강봉균(康奉均) 정책위의장은 1일 맞벌이 부부에 대한 소득공제 축소 방안에 대해 “하나의 시나리오에 불과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강 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세법을 고쳐야 하는 사항이고 아직 (정부와) 협의하고 논의할 시간이 많이 있다”며 “바로 당정협의를 시작하겠으며 앞으로 변할 수 있는 폭이 크기 때문에 비판하기엔 이르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이계진(李季振)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정부 여당이 허리띠를 졸라매지 않고 국민의 세금 부담만 가중시키는 국정운영 방식은 전면 재검토돼야 한다”고 논평했다.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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