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그룹 새 CI발표 제2도약 선언

  • 입력 2006년 2월 2일 03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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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회장
박삼구 회장
‘기업이 아름답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돈을 잘 버는 것? 솔직한 것? 아니면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것?

먹고 먹히는 ‘정글의 법칙’이 지배하는 기업 환경에서 ‘아름답다’는 말은 낯설고 한가롭다. 하지만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1일 그룹창립 60주년을 맞아 새로운 기업이미지(CI·사진)를 선포하는 자리에서 ‘아름다운 기업’이 되겠다고 했다.

“사회적 지탄을 받지 않고 상생(相生)하는 기업이 아름다운 기업입니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신뢰경영을 해야죠. 금호아시아나는 앞으로 아름다운 기업에 맞지 않은 일은 하지 않겠습니다.”

그는 “현재 우리는 아름다운 기업은 아니다”는 고백까지 덧붙였다.

금호아시아나는 과거 수차례 계열사 부당 지원과 공시 위반 등으로 과징금을 냈던 아픈 기억이 있다.

“몰라서 위반한 것도 있고 알면서 어긴 것도 있습니다. 그룹이 어려울 때 계열사 간에 자금을 지원한 게 대부분입니다. 안 죽으려고 한거죠. 하지만 앞으로 공시 위반이나 분식회계는 절대로 없을 겁니다.”

1946년 고(故) 박인천 창업주가 택시 2대로 시작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60년 동안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1997년 외환위기 때는 유동성 문제로 휘청댔으나 당시 32개 계열사를 절반으로 줄이는 혹독한 구조조정으로 살아나 이제 재계 10대 그룹으로 성장했다.

제2 사옥 신축, 새 CI 선포, 대우건설과 대한통운 인수에 나선 것은 이런 자신감의 표현이다.

그는 “컨소시엄 구성을 통해 3조 원 안팎인 대우건설 인수자금을 마련하되 적어도 우리가 절반 내지는 3분의 2까지 부담할 생각”이라며 “오늘 당장 1조5000억 원의 현금을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CI에 대해선 “우리와 고객, ‘금호’와 ‘아시아나’가 만나는 형상을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차기 무역협회장으로 거론되는 데 대해서는 “그런 제의를 받아본 적 없고 그럴 생각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서울 종로구 신문로 금호아시아나그룹 본사 3층 문호아트홀에서 열린 박 회장의 기자간담회는 주위에서 “그만 하시라”고 만류할 때까지 1시간 20분 동안 이어졌다.

그는 문호아트홀을 떠나기 전 “내 오늘밤 이거 달고 잘 거야”라며 양복 왼쪽 깃에 있는 새 배지를 어루만졌다.

기분이 아주 좋아 보였다. 새로운 60년을 ‘먹고 살’ 기틀을 자신의 손으로 꾸려갈 수 있다는 자신감 때문일까.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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