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스미소니언 박물관, 백남준 작품 영구 전시"

  • 입력 2006년 2월 1일 11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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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타계한 비디오 아트의 거장 백남준(白南準) 씨의 작품이 워싱턴에 있는 미 스미소니언 아메리칸아트뮤지엄에 영구 전시된다.

백 씨의 조카이자 매니저인 켄 백 하쿠다 씨는 지난달 31일 뉴욕 맨해튼 소호에 있는 '백남준 스튜디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스미소니언 아메리칸아트뮤지엄에 고인의 작품 2개가 설치돼 영구 전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규모 개보수 공사를 마치고 미국 독립기념일인 7월4일 다시 문을 여는 아메리칸아트뮤지엄에 전시될 백 씨의 작품은 '일렉트로닉슈퍼하이웨이, 미국 대륙(Electronic Superhighway: Continental US)'과 '메가트론 매트릭스(Megatron Matrix)'다.

이와 함께 스미소니언에 백남준 연구소를 별도로 설치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라고 하쿠다 씨는 전했다.

하쿠다 씨는 또 이날 백 씨의 유작인 '중국 축음기(Chinese Victrola)'와 '낙타 안장'(Camal Saddle) 등을 취재진에게 공개한 뒤 조만간 그가 남긴 작품들을 모아 유작전을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백남준은 세계인이기 때문에 어느 한 나라에 속하지 않는다"며 "유해 대부분은 한국에 안치되지만 미국, 독일 등 다른 나라에도 분산 안치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고인의 유해는 타계 49일째 되는 날에 한국으로 옮겨져 고인을 기리는 별도의 추모행사를 가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장례식은 3일 뉴욕 맨해튼 프랭크 켐벨 장례식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여기에는 가수 존 레논의 미망인인 오노 요코 씨를 포함해 생전에 고인과 친하게 지냈던 인사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18년 넘게 백 씨와 함께 일을 해온 '백남준 스튜디오'의 존 후프만 큐레이터는 "고인은 최근까지도 줄기세포 연구에서부터 나노 기술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 대해 관심을 가졌다"며 "열린 가슴을 가진 예술가였다"고 회고했다.

'백남준 전문가'로 기자회견에 함께 참석한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의 존 한하트 선임큐레이터는 "한국은 우리 시대의 가장 뛰어난 예술가 중 한명을 배출했다"며 "백남준은 비디오아트에서 선구자적인 역할을 통해 20세기 후반 예술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고 평가했다.

뉴욕=공종식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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