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核 안보리 회부 전격 합의…中-러 공동성명 서명

  • 입력 2006년 2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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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5개 상임이사국이 이란의 핵 문제를 안보리에 회부하기로 전격 합의했다.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등 5개국 외교장관은 31일 영국 런던에서 회의를 한 뒤 “2일 열리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특별이사회가 이란 문제에 관해 결정을 내리면 이를 안보리에 보고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그동안 이란에 대한 제재에 소극적이던 중국과 러시아가 공동 성명에 서명함으로써 이란 핵 문제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IAEA가 이란을 안보리에 회부하면 안보리가 경제 제재를 포함해 이란에 강력한 대응을 취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

미국은 그동안 “이란은 국제 사회의 외교적 노력에 불성실하게 대응하면서 시간 벌기를 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유엔의 즉각적인 대응을 촉구해 왔다.

이날 공동 성명이 채택됐지만 곧바로 안보리에 회부되는 것은 아니다. 회담 참가국들은 IAEA가 보고서를 내는 3월 정기 이사회 때까지는 일단 구체적 대응을 하지 않고 지켜보기로 했다.

잭 스트로 영국 외교장관의 집에서 만찬 형식으로 열린 이날 회의는 밤 12시를 넘겨 31일 새벽까지 계속됐다.

이란의 주요 동맹국이며 교역 국가인 러시아와 중국을 설득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는 뜻이다. 회담이 시작될 때만 해도 합의 가능성에 대해선 회의적인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공동 성명이 발표된 뒤 미국의 한 고위 관계자는 “역사적인 타결”이라면서 “모든 상임이사국이 이란에 같은 메시지를 던지기는 2년 만에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담에는 독일 외교장관도 참석했다. 프랑스 영국 독일 등 유럽연합(EU) 3개국은 회담에 앞서 지난달 30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이란과 다시 협상을 벌였으나 아무런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이란 핵 문제는 지난해 9월 IAEA에 보고되지 않은 핵 활동이 드러남으로써 다시 불거졌다. 국제사회는 그동안 EU 3개국을 중심으로 이란과 협상을 진행해 왔으나 뚜렷한 성과를 올리지 못했다.


파리=금동근 특파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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