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년전 소년 미라서 간염바이러스 검출

  • 입력 2006년 2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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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11월 경기 양주시 해평윤씨 묘역에서 출토된 400여 년 전 조선시대 소년의 미라. 사진 제공 김명주 단국대 교수
2001년 11월 경기 양주시 해평윤씨 묘역에서 출토된 400여 년 전 조선시대 소년의 미라. 사진 제공 김명주 단국대 교수
2001년 경기 양주시에서 미라 상태로 발견된 400여 년 전 조선시대 소년의 유해에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간염 바이러스로 추정되는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이 소년의 사인은 결핵인 것으로 보인다.

이 미라는 2001년 11월 양주시 광사동 해평윤씨(海平尹氏) 묘역에서 이장(移葬) 작업을 하던 중 발견됐으며 17세기에 살았던 5세가량의 남자 아이로 추측됐다.

단국대 의대 김명주(金明柱·36) 교수 연구팀은 미라를 보관 중인 단국대 부설 석주선박물관 및 이 대학 동양학연구소와 공동으로 조사한 결과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31일 발표했다.

김 교수는 “결핵균이 미라 소년의 폐와 간 조직, 콩팥 등 장기 곳곳에서 검출됐다”면서 “온몸에 결핵균이 퍼진 심각한 상태였으므로 결핵이 사인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와 함께 미라 장기에서 적출된 바이러스 일부를 국내 연구기관 2곳에 분석을 의뢰한 결과 모두 간염 바이러스로 판명됐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최종 확인을 위해 영국 런던 칼리지 연구소에 분석을 의뢰했다”며 “간염 바이러스로 최종 확인될 경우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간염 바이러스로 공인된다”고 말했다. 세계 의학계는 간염이 오래전부터 인류와 함께한 질병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이런 추측을 뒷받침할 만한 결정적 증거는 아직까지 나오지 않았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조선시대의 미라::

소년의 미라는 일부러 만든 것이 아니다. 이 미라는 여러 겹의 수의에 싸인 채 회곽묘(灰槨墓)에서 출토됐다. 회곽묘는 조선 중후기에 축조된 분묘 형태로 목관의 외곽을 ‘삼물회’(모래 자갈과 회로 반죽한 것)로 만들고 그 위에 봉토를 씌운 무덤이다. 이 분묘의 외곽은 발굴 시 굴착기를 동원해 깨뜨려야 할 정도로 밀폐성이 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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