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관급 인사]15명중 5명 정책홍보맨 청·비·홍 대약진

  • 입력 2006년 2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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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 차관급 인사는 대체로 해당 부처나 유관 기관의 1급을 중심으로 발탁됐다. 내부 승진으로 인한 연쇄 인사효과로 조직 내의 활력을 이끌어 내겠다는 취지다.

▽‘청비총’에서 ‘청비홍’으로=이번에 발탁된 15명의 차관급 가운데 각 부처 정책홍보관리실장 출신이 5명으로 3분의 1이나 됐다.

과학기술 문화관광 환경 노동부의 정책홍보관리실장(노동부는 정책홍보관리본부장)은 차관으로 내부 승진했고, 보건복지부의 문창진(文昌珍) 실장은 차관급인 식품의약품안전청장이 됐다.

지난해 중앙 부처의 기획관리실장이 정책홍보관리실장으로 바뀌면서 업무 영역이 확대돼 여당 및 대국회 관련 업무와 함께 정책 홍보를 총괄하고 있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지난해 2월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홍보가 빠진 정책은 완결성을 갖춘 것이라고 볼 수 없다. 정책 홍보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관가의 출세 코스가 ‘홍보맨’ 중심으로 재편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엔 청와대 근무 경력자나 장관비서관, 부처의 인사를 관장하는 ‘총무 파트’ 출신이 잘 나간다고 해서 ‘청비총’(청와대, 장관비서관, 총무)이란 말이 있었다.

이번 인사에선 정책홍보관리실장 출신 5명, 대통령비서관 출신 2명에 국무총리비서실 출신도 발탁됐다는 점에서 ‘청비홍’(청와대, 총리비서관, 홍보)이라는 말이 나온다.

▽이해찬 파워?=이번 인사에선 이해찬(李海瓚) 총리의 파워가 두드러진다는 분석도 있다. 이기우(李基雨) 교육인적자원부 차관을 비롯해 김창순 여성가족부 차관, 문 청장이 이 총리와 직간접적인 인연을 맺고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김대중(金大中) 정부 때 교육부 장관을 맡았던 이 총리는 이기우 당시 교육환경개선국장을 “100년 만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공무원”이라고 극찬했다.

김 차관은 이 총리의 서울대 사회학과 1년 선배(71학번)이며 문 청장은 학과 동기생(72학번)이다.

▽1급 대상 차관 발탁은 마지막?=김완기(金完基) 대통령인사수석비서관은 “1급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차관 발탁 인사는 이번이 마지막일 수 있다”고 말했다. 7월부터 시행될 고위공무원단 제도로 인해 1∼3급 직급이 폐지되기 때문이다.

김 수석비서관은 “고위공무원단이 출범하면 차관과 정무직 인선 대상 폭이 현재의 1급 중심에서 1∼3급으로 확대되며, 극단적으로는 3급에서도 차관이 나올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부처와 직급별 벽을 허물어 공직자들의 경쟁력을 높인다는 취지로 도입된 고위공무원단은 국장(3급) 이상 간부들의 부처 간 인사 교류와 승진을 중앙인사위원회가 별도 관리하는 제도.

한편 기상청장에 기상 전문가가 아니라 원자력 전문가인 이만기(李萬基) 한국과학기술연구원 감사가 기용된 것을 두고 ‘의외’라는 반응이 나온다.

정연욱 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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