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서울 자치구별 학교지원금-교육환경 ‘하늘과 땅’

  • 입력 2006년 2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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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북구의 주부 박모(37) 씨는 초등학교 4학년인 아이의 짜증을 들을 때마다 답답함을 느낀다. 학교의 컴퓨터가 김대중 정부 초기에 보급된 것이어서 교육을 받기 어려운 탓이다.

반면 중구의 김모(39·대학 교직원) 씨는 초등학교 6학년과 3학년인 두 아이의 교육 때문에 강남으로 이사하려던 계획을 접었다. 최근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 실내수영장과 체육관, 최신 컴퓨터, 전자도서관까지 마련되면서 강남 못지않은 교육 인프라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이처럼 서울은 자치구마다 교육환경이 천차만별이다. 각 자치구가 학교에 지원하는 교육경비 보조금 격차가 가장 큰 원인이다.

서울시와 자치구에 따르면 지난해 학생 1명당 각 자치구의 연 교육보조금은 중구가 17만9500원으로 가장 많았고 강북구는 6800원으로 25배 이상 차이가 났다.

▽교육지원도 자치구마다 제각각=지난해 교육보조금 총액은 강남구가 57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반면 강북구는 3억 원으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지원금액이 많은 곳은 강남구에 이어 중구(54억7000만 원), 서초구(30억 원), 구로구(22억6200만 원), 강서구(20억500만 원) 순이었다. 그러나 종로구(5억 원), 동대문구(5억 원), 금천구(5억 원), 중랑구(6억 원) 등은 턱없이 적었다.

구마다 학교와 학생수의 차이가 있지만 보조금 총액이 많은 곳은 학생 1인당 보조금에서도 상위를 차지했다.

송파구는 재정충족도(재정수요에 대한 재정수입의 비율)가 101%로 강남구, 서초구, 중구에 이어 4위를 차지했지만 학생 1인당 연간 보조금은 25개 구 가운데 20위(1만2174원)에 그쳤다.

이에 대해 송파구 관계자는 “이미 학교 시설을 개선한 데다 학생 수가 많은 관계로 1인당 보조금 액수가 적다”며 “학교에 추가로 지원하는 것은 교육청에서 담당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반면 중구의 경우 지난해 ‘일류 수준의 교육환경’을 목표로 예년의 2배가 넘는 교육보조금을 책정해 중구 내 학교 시설을 보완하면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재정 열악하면 교육환경도 열악=재정이 열악한 구는 교육지원에 대한 공감대가 있더라도 우선순위에서 제쳐 놓을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강북구의 정주영(丁周映) 교육지원팀장은 “올해 더 많은 예산을 요청했지만 서울시에서 받아들이지 않아 지난해 수준으로 동결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이미 학생과 구민이 함께 이용하는 학교복합화시설을 세울 때 구의 재정능력에 따라 차등지원을 하고 있다”며 “교육행정인 만큼 1차적으로 교육인적자원부와 교육청에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2005년도 자치구별 교육경비 보조금 현황
자치구학생 1인당 보조금교육경비 보조금 총액 예산내 비중재정충족도
중구17만9500원54억7000원2.6%144%
강남구6만4400원57억 원1.31%252%
서초구5만2000원30억 원1.15%146%
마포구4만2700원19억7000원0.94%46%
구로구3만8500원22억6200원1.11%42%
은평구1만736원8억 원0.42%32%
노원구9800원12억 원0.49%34%
중랑구9500원6억 원0.31%31%
동대문구9400원5억 원0.24%38%
강북구6800원3억 원0.18%31%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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