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황우석 2탄 이른시일내 방영”…MBC내부서도 우려

  • 입력 2005년 11월 30일 03시 01분


코멘트
“‘황우석 신화의 난자 의혹’ 후속편을 방영할 것이다.”

MBC ‘PD수첩’의 최승호 책임PD(CP)는 29일 방영된 ‘PD수첩’에 나와 이같은 뜻을 밝혔다. 그는 “취재 과정에서 위협과 협박이 행해졌고 제보가 잘못됐다는 등 많은 보도가 나오는 것을 보고 왜, 어떤 과정을 거쳐 어떤 내용을 취재해 왔는지 말씀드려야겠다고 판단했다”며 방영 시기를 못 박지는 않았지만 “이른 시일 내에 모든 취재 내용을 방영하고 평가를 구하겠다”고 말했다.

후속편에서는 5월 황 교수가 과학지 ‘사이언스’에 발표한 환자의 체세포 복제 배아줄기세포와 8월 ‘네이처’에 발표한 세계 최초의 복제 개 스너피를 검증하는 내용을 다룰 것으로 알려졌다. 최 CP는 후속편에서 다룰 내용을 밝히지 않은 채 “방송을 보면 모든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만 말했다.

후속편 방영 여부를 놓고 MBC 내부에서는 진통을 겪고 있다.

29일 오전 열린 국장단 회의에서는 한 논설위원이 “(PD수첩이) 일을 뭐 그렇게 어렵게 하나”라고 말하자 한 국장이 “진실을 보도하자는데 뭐가 문제냐”고 맞받는 등 고성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MBC 내부 분위기는 후속편 방영에 대한 찬반 의견이 팽팽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대론자들은 황 교수팀이 수년간 연구했고 세계적인 과학지 ‘네이처’와 ‘사이언스’가 철저한 검증을 거쳐 게재한 논문을 반박할 수 있는 확실한 근거를 취재 몇 달 만에 찾아낼 수 있겠느냐는 의문을 제기한다.

이들은 PD수첩의 취재 근거를 검증할 만한 시스템이 있는지, 검증의 신뢰도는 또 어떻게 인정받아야 하는지도 난제라고 말한다.

그러나 방영 찬성론자들은 “사실이라면 방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 고위 관계자는 “난자 매매 의혹을 방영한 뒤 실제 사실로 드러났음에도 여론의 뭇매를 맞는 등 어차피 방영을 하든 안 하든 생사의 기로에 서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PD수첩’은 제작진이 속한 교양국의 국장의 결정으로 프로그램을 방영해 왔다. 사장 등 임원진의 사전 동의를 받지 않았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번 프로그램의 방영 여부는 중대 사안인 만큼 사장이 직접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한 간부는 “PD수첩에 관해 따로 대책회의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매일 오전 열리는 임원회의에서 많은 논의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