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PD수첩’의 최승호 책임PD(CP)는 29일 방영된 ‘PD수첩’에 나와 이같은 뜻을 밝혔다. 그는 “취재 과정에서 위협과 협박이 행해졌고 제보가 잘못됐다는 등 많은 보도가 나오는 것을 보고 왜, 어떤 과정을 거쳐 어떤 내용을 취재해 왔는지 말씀드려야겠다고 판단했다”며 방영 시기를 못 박지는 않았지만 “이른 시일 내에 모든 취재 내용을 방영하고 평가를 구하겠다”고 말했다.
후속편에서는 5월 황 교수가 과학지 ‘사이언스’에 발표한 환자의 체세포 복제 배아줄기세포와 8월 ‘네이처’에 발표한 세계 최초의 복제 개 스너피를 검증하는 내용을 다룰 것으로 알려졌다. 최 CP는 후속편에서 다룰 내용을 밝히지 않은 채 “방송을 보면 모든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만 말했다.
후속편 방영 여부를 놓고 MBC 내부에서는 진통을 겪고 있다.
29일 오전 열린 국장단 회의에서는 한 논설위원이 “(PD수첩이) 일을 뭐 그렇게 어렵게 하나”라고 말하자 한 국장이 “진실을 보도하자는데 뭐가 문제냐”고 맞받는 등 고성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MBC 내부 분위기는 후속편 방영에 대한 찬반 의견이 팽팽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대론자들은 황 교수팀이 수년간 연구했고 세계적인 과학지 ‘네이처’와 ‘사이언스’가 철저한 검증을 거쳐 게재한 논문을 반박할 수 있는 확실한 근거를 취재 몇 달 만에 찾아낼 수 있겠느냐는 의문을 제기한다.
이들은 PD수첩의 취재 근거를 검증할 만한 시스템이 있는지, 검증의 신뢰도는 또 어떻게 인정받아야 하는지도 난제라고 말한다.
그러나 방영 찬성론자들은 “사실이라면 방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 고위 관계자는 “난자 매매 의혹을 방영한 뒤 실제 사실로 드러났음에도 여론의 뭇매를 맞는 등 어차피 방영을 하든 안 하든 생사의 기로에 서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PD수첩’은 제작진이 속한 교양국의 국장의 결정으로 프로그램을 방영해 왔다. 사장 등 임원진의 사전 동의를 받지 않았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번 프로그램의 방영 여부는 중대 사안인 만큼 사장이 직접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한 간부는 “PD수첩에 관해 따로 대책회의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매일 오전 열리는 임원회의에서 많은 논의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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